[오늘의 포인트]끈질긴 시장, 탄탄한 수급
바닥을 다지고 일단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많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수급이 너무 좋아서 글로벌 증시 전체적으로 호조세다.
전세계적으로 장기 금리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돈이 넘치고 있다.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진 않아 조심스럽긴 하지만 개인과 프로그램 외엔 매도 세력이 없는 상황에서 시장은 조금씩 수준을 높이고 있다.
한 투신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완전히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빠질 이유는 별로 없어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큰 랠리의 초입일 뿐이라는 생각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더 나빠질게 별로 없다는 점과 수급이 너무 좋다는 점 때문에 시장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 본부장은 "올해 장은 지난해가 아니라 2003년과 비슷하다"며 "2003년 당시엔 경기도 안 좋고 아시아에서는 사스가 번졌으며 SK 사태까지 겹쳤는데도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는데 향후 개선될 것을 미리 반영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도 모든 것이 나빠 보이지만 내년에 좋아질 것을 선반영해 시장이 오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좋아질 것만 남아 있는 상태에서 주가가 꺾일 이유는 없다"는 것.
또 "우량주의 경우 유통물량이 정말 없다"며 "받아가겠다는 사람은 많아서 팔기는 쉬운데 사기는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이만큼 올랐으니 됐다고 팔았다가 되사기 힘들어 곤혹을 치룬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대장이다"라고 밝혔다.
장득수 태광투신 상무는 "올초 오를 때 코스닥 종목이 먼저 상승했는데 이번에도 코스닥이 먼저 돌아서 상승세를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정치와 경제 모두 불확실하고 악재가 만연한데도 시장이 끈질기게 버티고 있는 것을 보면 바닥 신호만 나온다면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매수해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판단은 아직 유보 상태라고 덧붙였다. 장 상무는 "미국이 단기 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는데 장기 금리는 하락세"라며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가 나쁘다는 신호인지 아니면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인지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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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미래에셋증권 이사(리서치센터장)도 "경기 둔화가 소프트패치(일시적 하강)인지 아니면 하드패치(장기적 하강)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이 나지 않았지만 시장 심리상 하드패치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일단은 최근 미국의 소비가 견조하다는 지표가 잇달아 나왔고 일본의 산업생산과 고용지표 등도 상당히 반등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글로벌 수급이 너무 좋다는 점도 시장을 떨어지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 이사는 "미국의 장기금리(10년물 국채수익률)가 전날 4% 밑으로 떨어졌고 ECB(유럽중앙은행) 10년물 금리도 저점 수준이라 돈이 주식 외에는 갈데가 별로 없다"며 "게다가 유로화가 최근 약세를 보임에도 유로화 베이스로 자금 조달이 활발하다"고 전했다.
이 이사는 "미국 이외의 선진국 증시에 주로 투자하는 인터내셔널 펀드로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는데 결국은 아시아에서의 외국인 매매도 인터내셔널펀드와 같은 방향성을 보일 수밖에 없다"며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 순매수 전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터내셔널 펀드로 자금이 계속 들어온다는 것은 미국 이외 지역에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국내 수급도 탄탄하다. 국민연금의 경우 올해 1조4000억원을 신규로 주식시장에 투입해야 하는데 올들어 4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집행해야할 돈이 1조8000억원이다. 변액보험 때문에 보험사도 매수 우위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 이사는 "지금 한방향으로 줄기차게 팔고 있는 매매주체는 개인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개인은 지난 5월 한달간 1조8000억원을 팔았다. 이는 2000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4위권에 해당하는 대량 매도다.
이 이사는 "과거에 보면 개인의 대량 매도는 주가가 빠졌다가 반등할 때 많이 나왔다가 바닥 대비 10% 정도 오르면 매도세가 주춤해졌다"며 "과거 사례를 봤을 때 900 후반으로 가면 개인 매도세도 주춤할 것으로 예상돼 외국인이 순매수 전환하면 결국 매물은 프로그램밖에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미국 장기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을 조정한 미국 국채인 TIPS는 5월 들어 소폭 올랐다"며 "이는 최근의 장기 금리 하락이 경기 둔화 때문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낮아졌기 때문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투자자들의 경기 둔화 우려가 상당히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이 이사는 "7월쯤 되면 다시 경기를 생각하면서 소프트패치냐 하드패치냐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그 때까지는 풍부한 자금이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글로벌 증시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물론 7월 경기 판단에서 소프트패치로 방향성이 뚜렷해진다면 시장의 상승 탄력은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