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말로만 해외건설수주 지원
외환위기 이후 한동안 침체기를 겪어오던 국내업체의 해외건설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때맞춰 찾아온 원유가 상승도 업체들의 이같은 행보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 중동 산유국들이 관련 플랜트공사 발주를 크게 늘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 건설업체 입장에선 `또다시 찾아온 중동특수`로까지 불린다.
그러나 이같은 업체들의 행보와 노력에 비해 정작 정부의 지원은 찾아보기조차 어렵다. 업체들이 해외공사 수주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해당 국가의 건설시장과 수주 동향 등을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적잖은 개척 자금이 필요하다.
연간 17조원 이상의 예산을 다루고 있는 건설교통부가 이같은 해외건설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확보한 예산은 불과 10억원. 조그마한 마을에 다리 하나 놓기도 빡빡한 금액이다. 이 돈으로 한 해 100억 달러의 외화벌이를 지원한다고 온갖 생색을 다낸다.
산업자원부도 별다를 게 없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대규모 사절단을 이란에 파견, 30년간 2억5000만톤에 달하는 가스를 수입키로 했다. 대신 700억 달러에 달하는 이란지역 에너지 관련 사업에 참가할 수 있는 기득권을 얻어냈다.
이에 비해 우리 정부의 자세는 너무도 소극적이다. 올 2월 산자부는 가스 수입 우선 협상대상국으로 예멘과 러시아, 말레이시아 등을 정했다. 앞서 장관과 가스공사 사장까지 찾아가 가스 수입을 약속받았던 이란 정부의 원망과 배신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산자부측은 가스 운송상의 문제와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변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설령 다소 비싼 가격을 주더라도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이익이 그보다 훨씬 많다는 점에서 문제가 적지않은 결정이다.
중국 외에도 일본이나 유럽국가들이 이란에서 챙기는 실리는 상상을 초월한다. 다시 찾아온 중동특수를 누리기 위해서는 "말로만이 아닌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쓴소리를 정부는 귀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