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구호성 '펀드판매 건전화'

[기자수첩]구호성 '펀드판매 건전화'

진상현 기자
2005.06.03 08:50

[기자수첩]구호성 '펀드판매 건전화'

1일 아침 7시30분 은행연합회 16층 뱅커스클럽. 은행연합회와 증권업협회, 생명보험협회, 자산운용협회 등 4개 금융기관 협회장들이 '간접투자상품 판매건전화를 위한 자율결의서'를 채택하기 위해 모였다.

협회장들은 결의문에서 △투자자의 이익과 재산 보호, 효율적인 운용과 투명성 보장 △상품 선택시 충분한 정보 제공 △판매 임직원의 전문성 향상 △투자자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 △질적인 경쟁을 통한 간접투자시장 선진화 기여 등을 밝혔다.

금융권이 이처럼 자정 결의에 나선 것은 단기 실적주의식으로 펀드 판매가 지속돼서는 장기적인 고객 기반이 무너지고 업계가 공멸의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날 현장 취재를 가서 느낀 것은 '기대'보다는 '우려'다. 협회 차원의 결의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대책들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각 협회 관계자들과의 대화에서 진정한 위기의식을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각 금융기관들이 후속 조치들을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협회 임원들은 대부분 원론적인 대답으로 넘기기가 일쑤였고 몇번 반복된 질문 후에야 "곧 협회별로 금융기관들과 협의해 후속조치들이 나오게 될 것"이라는 정도의 답변을 들었다.

한 협회의 임원은 "고객들이 가입하는 펀드 계약서에 '원금 보전 여부' 등은 확연하게 표시돼 있다"며 "설명도 중요하지만 고객들이 인식이 바뀌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해, 고객 탓으로 돌리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했다.

물론 이 임원의 말처럼 고객들이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조금 전 '펀드 판매 건전화 선언'을 마친 협회 관계자로선 '고객' 보다는 '자신들이 해야 할 일'에 대해 더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하지 않을까.

불완전 판매가 문제가 돼 은행의 2단계 방카슈랑스 상품이 대폭 축소된 것이 불과 몇 개월 전이다. 펀드 판매 건전화를 위한 진지한 후속 조치들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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