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기자수첩]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이정배 기자
2005.06.08 07:15

[기자수첩]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자영업자 대책으로 야심차게 내놓은 자격증 제도 및 프랜차이즈화 시도와 이후 여론의 반발로 인한 철회. 하루가 다르게 튀어나오는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올라가는 강남의 부동산 가격.

요즘 정부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모두 역동적인 시장의 원리를 무시하고 국민 정서에만 편승하면서 깊은 정책적인 고려없이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는 게 중론이다.

프랜차이즈화 정책만 봐도 명분만 있었지 구체적인 현실을 무시했다는 비판이다. 이미 프랜차이즈업체 수도 너무 많다고 지적받고 있는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기업들을 검증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하지 않은 채 단지 명분만 앞서면서 정부가 칼만 들이댄 꼴이었다.

또, 자영업에 대한 자격증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오히려 (정책의 수혜대상이 될)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계 수단을 위협한다는 비판만 받았다.

강남 부동산 집값도 마찬가지다. 최근 문제가 된 강남 대형 평형 아파트가격의 급상승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동안의 정부의 획일적 규제위주 정책의 실패로 보고 있다.

정부가 그동안 강력한 수요억제 정책을 통해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국민 주택만을 건설업체들에게 짓도록 권유했다. 하지만 이는 소득 수준의 상승으로 중대형 평수에 대한 수요는 늘어났는데 공급은 부족하게 만들면서 결국 강남 대형 평형에 대한 급상승만을 불러 일으켰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당정협의를 통해 규제하려는 할인점 심야 영업제한도 마찬가지다. 심야 영업이 할인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심야 영업을 제한해봐야 자영업자에게로 나눠줄 파이는 별로 안 된다는 얘기다. 결국, 자영업자를 위한다는 대의명분아래 별 효과만 없는 정책만 남발하게 되는 꼴이다.

제대로 된 정책을 펴기 위해 과연 정책이 의도한대로 효과를 볼 수 있을 지, 이해 관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정책의 역효과는 무엇인가에 대한 치밀한 검토가 아쉬운 시점이다. 시장경제하에선 칼로 무를 자르듯이 일부 관료들이 책상에 앉아 구상한 대로 정책목표가 구현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선진국의 예에서 보듯이 정부의 신중하지 못한 시장개입은 오히려 더 큰 화를 초래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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