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고점? 보고서 판단하자

[내일의 전략]고점? 보고서 판단하자

이웅 기자
2005.07.26 18:56

[내일의 전략]고점? 보고서 판단하자

11일 1040.. 13일 1050.. 14일 1060.. 19일 1070.. 25일 1080.. 26일 1090..

증시가 1090선마저 돌파, 1100 고지가 목전으로 다가섰지만, 신선도는 떨어진다. 그동안 마치 110m 허들 경기를 하듯 '무신경하게' 저항선들을 뛰어넘는 장면을 자주 목격한 탓이다. 조정없는 상승이 이어지면서 증시 전반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지만 상승 기세는 여전히 쉽게 꺾이지 않을 분위기다. 변화없는 추세는 지루함마저 느끼게 만든다.

증시전문가들도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섣부른 예측이나 대응보다는 국면 전환의 시그널이 뚜렷해질 때까지 지켜보는 것이 낫다는 것. 종목별, 업종별 순환매가 빠르게 나타나 말을 갈아타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추격 매수는 자제하는 대신 이미 충분한 조정을 받은 종목들 중에서 대안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는 주문이다.

1100이 저항선?

26일 코스피시장은 1090 고지를 놓고 격렬한 공방을 벌이다 결국 제자리 걸음을 했다. 단기 급등 부담으로 개인과 기관의 차익 매물 압력이 거셌지만 조정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으려는 대기 매수세 역시 만만치 않았다. 팽팽한 힘겨루기 속에 밀고 밀리는 공방을 지속하다 딱 1090선에서 휴전선이 그어졌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0.90포인트(0.08%) 오른 1090.60으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연중 고점을 1094.82까지 끌어올렸다 1090선을 이탈해 1085.87까지 떨어지는 등 장중 변동성이 컸다. 거래량은 6억8630만주, 거래대금은 3조3737억주로 전날보다 늘어났다. 외국인은 715억원을 순매수하며 하루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선 반면 기관은 785억원을, 개인은 839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1240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단기 과열신호로 여겨졌던 미수금과 매수차익거래 잔고 부담 속에 개인과 기관의 대량 매물로 현실화됐지만, 예상대로 시장의 추세를 훼손할 만큼 위력적이지는 않았다. 증시는 매물 압박 속에서도 연중 고점을 1095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리는 힘을 발휘했다.

김대열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등 부담이 지속되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가 어떤 식으로 해소되느냐가 문제"라며 "이날 외국인이 지수선물을 대량 매도한 것은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1100선 부근에서 본격적인 저항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정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순환매가 나타나고 있어 종목별 수익은 가능하겠지만, 지속로 봤을 때는 추가 상승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기대 수익률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6자 회담 개막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는 13개월만에 6자회담이 개막됐다. 오랜 교착 상태에 빠져있던 북핵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셈이다. 북핵 문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직결되기 때문에 증시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6자회담의 일정은 3박4일이 일반적이지만 회담의 진전 여부에 따라서는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앞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선언과 대북 전력공급 등으로 대북 문제가 선반영된 탓에 이날 증시에서는 새삼스런 이슈로 부각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회담의 성과 여부는 증시의 향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의 최대 이슈는 지난 2002년 2차 북핵위기의 직접적 원인이 됐던 북한의 HEU(고농축우라늄) 핵프로그램 보유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HEU 보유를 인정하라고 북한측에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생트집’이라며 맞서고 있다. 회담의 진전 여부는 이 문제의 해결 과정에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최소한의 해결점도 찾지 못할 경우 평화적 해결이 영영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적극적인 북한의 자세로 볼 때 이번 회담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대열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대만, 일본, 미국 등 주요 해외증시들이 모두 5일 이동평균선을 이탈하며 상승 탄력이 둔화된 가운데도 국내 증시만 유일하게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유동성에 의한 상승 분위기가 6자회담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 판단하자

시장의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다. 단기 고점은 미리 예측해서 대응하기보다는 보고서 판단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주문이다.

박석현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오늘의 장세만으로 본격적인 조정이다 아니다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고점이 어디다 예단하지 말고 확실한 조정 신호를 확인하면서 매매에 임하는 편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조정 신호가 나올 때까지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과거 시장이 중간 조정 받을 당시 공통점은 해외 증시가 꺾일 때 함께 꺾이는 동조화 현상을 보였다는 것"이라며 "지금은 정황상 1월 고점(2191) 수준에 근접해 있는 나스닥 시장이 전고점을 돌파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기 때문에 흐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지금의 장세는 고점 같다는 느낌을 준 뒤에도 30~40포인트씩 더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고점 여부는 보고 판단하는 게 옳다"며 "수출이냐 내수냐 혹은 대형주냐 소형주냐를 구분해 기계적으로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양호한 조정을 받으며 쉬고 있는 종목들 중에서 대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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