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연정'과 부동산정책

[기자수첩]'연정'과 부동산정책

이정선 기자
2005.08.09 08:05

[기자수첩]'연정'과 부동산정책

'연정'(聯政) 논란으로 정국이 어수선하다. 지역감정을 깨기 위해서는 연정을 통해서라도 선거구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게 참여정부의 주장이다.

연정의 이념적 바탕은 지역간 평등, 혹은 분배주의에 입각한 ‘정치적 소셜믹스(Social Mix)’의 일환이라고 할 만하다.

참여정부 특유의 소셜믹스는 비단 정치권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빈부간 교류와 격차해소를 위해 ‘계층간 소셜믹스’가 추진되고 있는 부동산시장이 대표적이다.

예컨대 정부는 ‘개발이익환수제’나 ‘소형평형 의무비율’을 통해, 재건축을 할 경우 반드시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아파트나 10~20평 짜리 소형아파트를 짓도록 하고 있다. 당초 강남 대체 신도시로 출발한 판교신도시에 소형, 임대아파트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도 소셜믹스가 반영된 결과다.

문제는 참여정부가 추구하는 소셜믹스가 의도한 대로 먹힐 가능성이 낮다는 데 있다.

당장 연정론만 해도 벌써부터 선거구제 개편만으로 뿌리 깊은 지역감정이 깨지겠느냐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강남 아파트에 의무적으로 저소득층이 살도록 한다고 해서 가진 자들과 과연 진정한 의미의 ‘이웃사촌’이 될지도 의문이다. 갈팡질팡하고 있는 판교신도시 사태는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다.

물론 동서간, 계층간의 화합이 필요함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계층간 화합은 한국 사회에서 동서화합 문제와 더불어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있는 중요한 사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위성’과 ‘방법론’은 별개의 사안이다. 추구하는 명분이 비록 도덕적 우위를 점하고 있더라도 자연스러움과 시장원리가 깔려 있지 않은 작위적 화합은 ‘억지 소셜믹스’에 가깝다.

참여정부의 개혁방식에 대해 비판하는 일부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스스로 받아들일 것은 과감히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소셜믹스의 출발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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