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되살아나는 석유대란의 공포

[기자수첩]되살아나는 석유대란의 공포

박희진 기자
2005.08.11 06:37

[기자수첩]되살아나는 석유대란의 공포

전세계에 석유대란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그 공포의 눈은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이자 친미성향의 국가 사우디 아라비아에 모아지고 있다.

사우디는 최근 파드 국왕 서거 이후 왕위 계승이 이뤄졌지만 물밑 권력 다툼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사우디가 테러 위협에 노출돼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그 어느 때보다 미국의 대 사우디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사우디에 테러를 가하면 미국도 막대한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이슬람 테러세력들이 테러의 타깃을 서방에서 사우디로 선회한 것으로 관측되자 미국은 사우디 내 외교공관을 이틀간 폐쇄했다. 영국과 호주도 자국민에게 사우디를 방문하는 것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며 테러 경계를 강화했다.

이같은 소식은 유가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최근 국제유가는 친디아의 수요 증가로 수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미국 정유업체의 설비 가동 중단 소식 등으로 급등세를 타고 있었다. 최근 2주동안 미국에서 화재, 보수 공사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고 밝힌 정유업체는 9개나 된다.

지난 8일 세계 원유시장의 기준이 되는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거래일보다 2.6% 급등한 63.94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WTI는 시간외거래에서 급등세를 지속, 64.27달러까지 치솟았다.

9일 잠시 주춤하던 유가는 10일 주간에너지 재고가 예상보다 증가했다는 발표에도 장중 65달러를 돌파하는 등 계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책위원회는 최근 사우디에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6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내놓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

사우디와 미국의 유전 및 정유시설에 테러가 발생하면 유가가 120달러로 치솟고, 사우디에서 석유기술자들이 철수하면 다시 160달러선까지 오른다는 것이다.

한국은 에너지수입 의존도 97%, 수입에너지 중 석유 의존도 80%인 세계 6위의 석유소비대국이다. 한국도 미국같은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이 있는 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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