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블로거 범법자 시대?

[기자수첩]블로거 범법자 시대?

전필수 기자
2005.08.18 09:22

연초 저작권법 개정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온라인음악의 저작권 문제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이달 초 음반기획·제작사들은 블로거(블로그 운영자) 2700여명을 고소했고,음악저작권협회 등도 조만간 개인들을 대상으로 대대적 불법음원 단속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자신의 블로그에 음악을 올려놓은 수많은 네티즌들이 범법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현행 저작권법에 따르면 자신이 가입해 있는 블로그에서 산 음악이 아닌 다른 음악을 링크 등의 방법으로 올려놓는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즉, 유료음악사이트에서 돈을 주고 산 음악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도 불법이 된다.

마치 자동차용 CD는 자동차 안에서만 들을 수 있고, 가정용 CD는 집에서만 들을 수 있다는 식이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법률이다 보니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발도 크다. 돈을 주고 산 유료음악조차 마음대로 활용 못하는 등 온라인 음악시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단속부터 강화하는 것은 애꿎은 범법자만 양산한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자신의 행위가 불법인지 여부를 모르는 네티즌도 적지 않다. 개정 저작권법이 발효된지 7개월이 지났지만 A사이트에서 산 음악을 B사이트에 걸어놓는 것이 불법인지 여부를 따지는 네티즌이 여전히 많은 게 현실이다.

제한된 사용처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비싼 온라인음악의 가격도 문제다. 미니홈피 '싸이월드'와 네이버 블로그에서 음악 1곡당 가격은 현금 500원이다. 온라인음악은 유통비용과 CD 제조비용 등이 없는 점을 감안할 때 결코 싼 가격이 아니다. 더구나 발달된 인터넷 기술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공짜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많은 네티즌들이 알게 모르게 법을 어기는 현실이 개선되지 않고, 무더기 범법자를 양산하고 있다 . 어쩌면 내년 광복절 사면 리스트에서는 온라인저작권을 위반한 블로거들이 줄줄이 이어질지도 모른다. 대안없는 단속보다는 온라인에서도 자유롭게 음악을 사서 들을 수 있는 시장환경부터 만드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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