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김태동 위원의 파격

[기자수첩]김태동 위원의 파격

진상현 기자
2005.08.24 08:56

지난 6월9일 저녁 한국은행 본점 식당에서 열린 한은 창립기념행사. 분위기가 무르익자 직원들의 노래자랑이 시작됐다. 노래를 부를 사람들이 무대 앞에 모였는데 한 사람이 눈에 띈다. 작달막한 키의 김태동 금융통화위원이다.

"금융통화위원회의 가요 반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 위원은 자두의 '김밥'이라는 요즘 노래를 불렀다. 가사 외에 음정 박자 모두 서툴렀지만 끝까지 즐겁게 노래를 마쳤고 직원들의 유쾌한 박수가 터져나왔다.

김 위원 하면 떠올리는 단어는 '파격'이다. 돌출 행동과 튀는 발언으로 언론에도 자주 등장한다. 23일에도 김 위원의 파격이 다시 파문을 일으켰다.

이날 공개된 지난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김 위원은 6명의 금융통화위원(의장 포함시 7명) 가운데 유일하게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A4용지 두장 분량의 인상해야 할 이유 10가지를 꼼꼼히 설명했다. 이날 채권 시장은 금리 인상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요동을 쳤다.

김 위원의 소수의견 피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금통위원들은 금통위에서 자신들의 견해를 자유롭게 표명할 수 있고 의견 일치가 되지 않을 경우 소수의견으로 남길 수 있다. 김 위원은 지난 2003년 5월 콜금리 인하 이전인 2002년 8월과 2003년 2,3,4월 혼자서 콜금리 인하 소수 의견을 냈고, 지난 11월 금통위 때도 이성태 한은 부총재가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소수의견을 기록에 남겼다.

하지만 최근 한은이 재경부의 경기부양 논리에 매몰돼 제 목소리를 못낸다는 비판이 팽배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그의 발언은 적지 않은 파격으로 느껴진다. 저금리 부작용을 이유로 금리인상론이 힘을 얻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동결이라는 한목소리를 내온 금통위의 정적을 깬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돌출 발언, 돌출 행동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하지만 김 위원의 이번 파격은 '쾌감'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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