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소비심리와 금리에 꺾인 한주

[뉴욕마감]소비심리와 금리에 꺾인 한주

이경호 기자
2005.08.27 06:07

26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급락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크게 꺾인 데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자산거품 경고로 인해 다우존스 지수는 한달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지수는 1만3397.29로 전날에 비해 0.5%(53.34포인트) 내려 앉았다. 다우 지수는 한 주간 1.5% 하락했다.

대형주 위주의 S&P500 지수도 0.6%(7.29포인트) 낮아진 1205.10으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2120.77로 0.6%(13.60포인트) 하락했다. 이들 지수도 한 주 동안 각각 0.7%, 1.2% 떨어졌다.

경기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심리가 3개월 만에 처음 악화됐다는 발표에 투자 심리가 꺾였다.

8월 소비자 신뢰지수(CCI)는 89.1로 전달(96.5)에 비해 하락했다고 미시간 대학은 밝혔다. 이는 이 달 초 추정치(92.7)는 물론 전문가들의 예상(92.5)에도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레그 메이슨 우드 워커의 트레이더 톰 슈래더는 "소비자 신뢰지수가 시장에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의 자산 거품경고 발언도 금리인상 우려를 키우며 악재로 작용했다.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이날 오전 미국 와이오밍주의 유명 휴양지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연준 정책회의에서 "최근 전세계 경제 활동은 다양한 형태의 자산에 쏟아진 자본이득에 의해 큰 영향을 받았다"며 "향후 전망과 정책은 점점 더 자산가격 변화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집값이 크게 오른 것은 일정 부분 투자위험에 대비한 추가 비용(리스크 프리미엄)이 낮았기 때문"이라며 "역사적으로 볼 때 리스크 프리미엄이 오랫동안 유지된 뒤에는 결말이 모두 좋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구조적으로 자산 가치가 영구히 상승할 것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너무 강하다"며 "만일 투자자들이 신중해져 높은 금리를 요구하면 자산가치는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에 따라 연준이 앞으로 주식 채권 주택 등 상승하는 자산 가치에 보다 더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에 풀트 홈과 같은 주택건설업체와 금리에 민감한 업체들의 주가는 하락했다.

유가는 다행히 급락했다. 유가 급등의 원인이 됐던 태풍 카트리나가 멕시코만의 미 정유시설을 비껴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 당 1.36달러(2%) 하락한 66.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는 장 중 한때 67.95달러로 사상 치고치(68달러)에 근접했었다.

세인트 루이스 소재 에드워드 앤 선즈의 애널리스트 빌 오 그래디는 "모든 태풍이 (큰 피해를 주었던) 인드류나 이반과 같은 것은 아니다"며 "카트리나는 힘이 더 커지지 않는 한 이반과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태풍 이반으로 멕시코만 일대 석유생산이 중단돼 유가가 22% 상승했었다.

그린스펀의 자산거품 경고 발언 이후 달러는 강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유로 당 1.2282달러로 전날에 비해 0.1%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달러 당 110.16엔으로 0.1% 상승했다.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전날에 비해 0.02% 포인트 오른 4.17%를 기록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 머크와 휴렛팩커드(HP), 픽사, 노보텔의 변동폭이 컸다.

진통제 바이옥스의 부작용에 대해 거액의 배상 판결을 받은 머크는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환자의 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이후 0.4% 하락했다.

HP는 40억 달러 어치 주식을 추가로 환매키로 한 뒤 11센트 상승했다.

컴퓨터 만화영화 제작업체 픽사는 증권당국이 '인크레더블'의 DVD 공급과 관련해 회계부정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 이후 2.3%의 하락률을 보였다.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제작사인 노보텔은 매출 감소로 분기 실적이 하락했다고 밝힌 뒤 3.4% 내렸다.

이날 유럽 주요 증시도 하락 마감했다. 이날 영국 FTSE100 지수는 5228.10으로 전날에 0.53%(27.60포인트) 떨어졌다. 프랑스 CAC40 지수와 독일 DAX30 지수도 각각 0.82%(35.81포인트), 1.49%(72.21포인트)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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