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지표 살아나도 중기 신음..유가 등 수출악재 대비책 세워야

1812년 나폴레옹이 감행한 러시아 원정은 그의 쇠락을 재촉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 측근들은 철새들의 때 이른 이동을 보고 예년보다 겨울이 빨리올 것이라며 정벌을 말렸지만 나폴레옹은 이를 듣지 않았고, 그를 맞이한 것은 러시아 특유의 한파와 폭설뿐이었다.
이에 반해 제갈량은 적벽에서 남동풍을 이용해 위나라의 80만 대군을 궤멸시킬 수 있었다. 제갈량은 경험 많은 어부들을 통해 미꾸라지가 뱃가죽을 보일 즈음 남동풍이 분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조조는 ‘겨울에는 북서풍’이라며 일축했으니 승부는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우리 경제의 앞날이 걱정스럽다. 종합주가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소비·투자·생산 등 주요 지표가 상승세를 보이는 데다 수출까지 잘 되는데 무슨 소리냐고 반문할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국내경기의 최대 수혜자여야 할 중소기업들이 여전히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특히 우리 경제를 단독 견인해온 수출 역시 최근의 여러 징후들을 감안한다면 결코 낙관만 하고 있을 처지가 아니란 사실을 금세 알 수 있다.
먼저 국제유가다. 최근 들어 국제유가가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감당하기 힘든 수준임을 부인하기 어렵고, 이는 우리 수출업계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고유가가 원자재 가격에 본격 반영되는 10월 이후부터 그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란 업계의 전망이다. 무협 조사결과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가수준으로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41.5달러가 제시됐다는 것은 향후 수출기업들의 대외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환율도 문제다. 우선 지난 7월 중국정부가 그간 달러당 8.3위안에 고정해놓은 환율제도를 포기하자 위안화 환율이 2% 절상됐지만 미국 산업계는 30~40% 정도 더 절상돼야 한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문제는 올해 무역적자 규모가 70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되는 미국이 중국 위안화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에도 이의를 제기하고 있으며, 이같은 움직임이 미 의회에서 강력한 통상법안 발의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의 수입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점도 걱정스럽다.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9.5%의 경제성장률과 32%의 높은 수출증가율에도 불구, 중국의 수입증가율은 13.9%로 작년 이맘때의 41.2%에 비해 큰 폭으로 둔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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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성장의 대부분을 무역에 의존해야 하는 나라다. 고속도로가 국토의 동맥이라면, 수출이 우리 경제의 피돌기를 책임지는 중추기관에 비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우리 수출은 지난 8월까지 1,832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2%의 견조세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의 호조세가 대단했던 점을 감안할 때 두자릿수의 증가율은 명목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속속 드러나고 있는 여러 징후를 감안할 때 현재의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과 중국경기가 후퇴한다면 우리 수출은 그만큼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 우리 경제는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징조를 보다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