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서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유효경쟁정책과 공정거래법상의 공정경쟁정책이 상충되어 양립할 수 없다는 전제 하에 공정거래위원회가 통신시장에 대한 이해 없이 과도하게 개입해 이중규제 문제를 야기하고, 더 나아가 통신요금 문제까지 직접 챙기려고 ‘오버’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유효경쟁과 공정경쟁이 상호 보완관계에 있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기본적으로 양 경쟁정책은 통신시장의 경쟁을 촉진한다는 같은 목적을 추구한다.
다만 정보통신부는 전기통신사업법에 규정된 구체적인 비대칭규제 수단을 통해 통신산업의 구조적인 경쟁상의 우열관계를 보정함으로써 통신시장의 공정한 경쟁기반을 구축하는 반면 공정위는 통신사업자들의 구체적인 영업활동이 공정한 수단과 방법에 의해 이뤄져 경쟁이 더욱 촉진되도록 감시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즉 통신사업자들이 요금담합을 해 소비자에게 직접 피해를 주거나 선발사업자가 시장지배적사업자로서 다른 사업자들을 경쟁에서 배제함으로써 독점화를 기도하거나 소비자를 일방적으로 착취하는 행위 등은 공정경쟁정책에 의해 더 효율적으로 규제될 수 있다.
반면 통신시장의 자연독점화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가입자선로의 공동활용, 상호접속, 번호이동성, 사전선택제 등 구체적인 비대칭규제 수단들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양 경쟁정책의 추진과정에서 그 수단과 방법의 차이로 인해 서로 마찰이 발생할 여지는 있다. 그래서 공정위와 정통부는 과거 수차례 업무협약 등을 통해 업무중복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양 부처는 전기통신사업법령 등의 제·개정 과정에서 규제 대상과 영역을 명확하게 분장, 이중규제 여지를 해소했다. 유선통신 요금담합에 대한 공정위의 최근 제재조치도 이러한 테두리 안에서 이뤄진 정당한 법집행행위다.
담합행위는 어느 산업을 막론하고 ‘시장경제의 제1의 공적’으로 여겨진다. 이에 대한 규제는 공정위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특히 특정 산업의 육성정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쟁제한적인 여러 부작용을 방지하고 건전한 산업발전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공정위의 이러한 고유 업무가 매우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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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공정위가 통신시장에서 요금인가제의 폐해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공정거래법 제63, 64조에 따라 경쟁당국으로서 경쟁제한적인 제도의 개선을 요청하는 당연한 책무를 수행한 것일 뿐 ‘오버’가 아니다. 즉 통신요금 정책은 정통부가 관련 법령에 따라 정할 사항이지만 경쟁당국 입장에서 보다 덜 경쟁제한적이고 소비자 후생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보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 또한 공정위와 정통부간 경쟁정책의 상호보완적 관계를 실현하는 과정이고, 이를 통해 통신시장의 경쟁체제는 더욱 확고하게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유효경쟁정책과 공정경쟁정책은 통신시장에서 경쟁이 활발해지고 소비자 이익이 증대되는 정책적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써 수레의 양 바퀴와 같은 상호보완적인 것이다.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대신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