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새주소'로 보통 건물에도 햇빛과 제값을

[기고]'새주소'로 보통 건물에도 햇빛과 제값을

강희복 시장경제연구원 상임위원
2005.10.19 11:02

청계천 복원 공사가 마무리되고 물이 흐르면서 `열린 청계, 푸른 미래'라는 새시대가 개막되고, 이미 200만명 이상이 알게 모르게 새시대에 동참하려고 다녀갔다. 이 주변의 즐거운 표정은 토지와 건물의 높은 가격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 이 주위에 있다는 위치특징이 새시대의 활력을 모든 건물에게 똑같이 누리도록 할까? 아니다. 뒷길, 또는 조그마한 보통 건물은 눈에 띄는 건물보다 그 상승 힘이 뒤처질 것이다. 왜 그럴까? 사람의 눈에 잘 보인다는 것만으로 많은 차이가 날까? 아니다. 찾아오기 `쉬운가, 어려운가'라는 ‘위치정보의 유통’에서 격차를 보인다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

예컨대 `서울시 중구 입정동 142호' 또는 `서울시 종로구 장사동 195-2호'라는 주소의 건물에 대해 설명한다고 상상해보자. 만약 이 건물이 유명하거나 높고 큰 건물이 아니라면 그 넓은 ‘중구 입정동, 종로구 장사동’ 가운데 순서대로 배치되어 있지 않은 ‘142호, 195-2호’를 어떻게 알고 찾아올 수 있도록 하겠는가?

무슨 버스 또는 지하철 무슨 역에서 내려서 무슨 빌딩을 찾고, 무슨 가게를 찾아서 오면 또 전화해!”이런 식으로 해야 한다면 이것은 분초를 다투는 오늘의 세계에서 너무 노력과 비용을 허비하는 것이고 그만큼 가치는 하락한다. 여기에 숨어있는 `현행주소'의 단점, 즉, 남이 찾아오기 어려운 주소(정보의 낙후성)가 유발하는 가치격차의 문제는 뚜렷하다.

그러므로 실물의 ‘건설’에 관심을 두는 이상으로 실물의 ‘정보유통’에 대해서도 투자하여야 한다. 답답한 위치정보의 낙후성-부실정보와 무관심-을 벗어나 위치를 분명하게 가르쳐주고자 하는 것이 도로와 건물번호에 의한 `새주소'체제이다.

첫 사례인 ‘중구 입정동 142호’는 `새주소'에 의할 경우 ‘중구 청계천로 140호’이므로 청계천변에 위치함을 그 주소 자체가 가르쳐준다. 홀수 짝수의 도로 양편 배열에 따라 짝수는 청계천의 남쪽 도로변임을 또한 알 수 있다. 만약 이 건물이 눈에 띠지 않더라도 ‘청계천로’의 남쪽을 따라 140번째 건물을 쫓아가면 찾는 데에 어려움은 없다.

두 번째 사례인 ‘종로구 장사동 195-2호’는 `새주소'에 의할 경우 ‘종로구 준천사길 22호’이고 청계천변의 뒷길인 ‘준천사길’에 있음을 알려준다. 청계천의 북쪽 바로 뒤편에 있는 ‘준천사길’에 들어와 22번째 건물을 찾으면 된다.(준천사 (濬川司)는 영조 시대에 서울의 치산치수를 위하여 설치한 관청이다)

`새주소'는 이렇게 이용하기 편리하고 보통 건물의 가치를 제대로 받게 하는 위치정보 전달체제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새주소'체제가 예산만 낭비하였다는 비난을 듣고 크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왜 효용성을 발휘하지 못할까? 이왕에 보급된 ‘새주소 수록지도’가 대체로 기존 지도의 개념에 기초하여 현행주소의 정보위에 `새주소' 정보를 덧붙인 것이어서 `새주소' 정보를 부각시키지 못하는 데에도 원인이 있을 것이다. 잘못 알려진 사회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하여 `새주소'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한 기본여건으로서 `새주소'를 전문으로 안내하는 ‘좋은’ 지도를 제작,보급하여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사용하도록 하자. 범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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