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은 대부분의 다른 산업메커니즘과는 달리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양대엔진을 통해 가동되는 건설·공급시스템이다. 공공부문의 존재 이유는 주택시장의 실패를 보완하고 시장참여가 불가능한 계층에게 안정적으로 주택을 공급, 일부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하기 위함이다.
특히 주택은 타 상품과는 달리 생산에 장기간이 소요되고 비용회수가 쉽지 않다는 점, 공급·배분·사후 관리에서 민원 발생이 많다는 점은 공공부문이 민간부문과 차별적으로 존재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택의 건설·공급에서 공공부문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물음은 정치·경제·문화적인 그 시대의 상황, 주택시장의 여건, 정책의 우선 순위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공부문의 전통적 역할은 정부 정책의 집행자로서의 기능 수행으로, 양적 부족문제가 심각한 국가에서는 주택을 직접 건설·공급하도록 하고, 어느 정도 양적 수요 충족이 된 국가에서는 민간이나 비영리 단체등이 원활하게 주택을 건설·공급할 수 있도록 지원하거나 필요한 주택자금을 배분하는 조정자·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물론 공공부문의 이러한 역할은 주택의 양적인 문제만을 통해 규정되지는 않는다. 주택정책에 대한 국가개입의 정도에 따라서도 다르다. 국가 주도하에 자가소유정책을 지향하는 싱가포르의 주택개발청(HDB)(1960년 설립)은 공공부문이 45여년이상 안정적으로 주택을 건설·공급한 결과 자가소유율이 92%에 이르는 정책 성과를 이루어낸 것이 대표적 사례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부문은 주택의 양적 부족 문제가 심각한 지난 30여년간 택지 조성 및 주택의 직접 건설·공급에 주력하는 등 경기 의존적인 민간부문의 건설 불참에 대한 일부 수급조절자로서의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전통적 역할 모델은 주택시장의 불완전성이 주택보급률 102%라는 정책 성과와는 무관하게 매우 복합다기화된 양상으로 펼쳐짐에 따라 무엇인가 과거와는 다른 혁신적인 공공부문의 역할 강화 모델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라는 사회적 합의를 일궈냈다.
현재 공공부문이 안고 있는 숙제는 너무 많다. 전통적 역할과 함께 이러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일 뿐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공공임대주택의 지속적 관리 비용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임대주택 100만호 건설과 함께 공공임대주택의 재고는 2017년 137만호에 달할 전망이며, 거주인구 420만명에 자산가액은 71조6540억원에 달할 예정이다. 이는 전통적 모델, 새로운 기대 역할에 못지 않게 강조돼야 할 부분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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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변혁과 개방에 대한 도전도 만만치 않다. 분양가 원가 공개나 개발이익의 문제와도 맞서야 하지만 공공부문 구조조정에서도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공부문의 역할이 어떻게 자리매김해 나가야 할 것인가. 공공부문의 숙제와 도전은 정책을 입안하는 정부와 무관하지 않다.
사실,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부문도 매우 중요하다. 이는 자본이 부족한 시절 많은 주택의 건설이 민간자본에 의해 가능했다는 점과 우리의 주택산업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 민간부문은 시장체제내에서 그 체질을 강화, 계속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주택에서의 두 양대 동력은 서로 다른 역할일 수는 있어도 궁극적인 목표는 동일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택의 건설·공급·관리 시스템 구축의 연계선상에서 두 부문은 상호 보완, 파트너쉽의 상생 구도로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주거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해결사가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