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은 때론 동료 기자들로부터 기사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최근에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며칠 전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만난 한 선배기자는 조간 신문을 보다가 뜬금없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국민은행이 외국계은행일까 아닐까"
갑작스런 질문에 머뭇거리자 그 선배는 자신의 생각을 얘기했다. "국민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이 80%를 넘는데 거래 고객들은 자신이 벌어다준 은행수익 대부분이 배당을 통해 해외로 간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이어 "흔히 외국계은행이라고 하면 외국인 지분율이 100%인 한국씨티나 SC제일은행만을 드는데 이것이 오히려 국민들을 호도하는거라는 생각도 든다"는 견해도 피력했다.
선배의 말은 무심코 사용했던 외국계은행이라는 말을 다시 생각해보겠금 했다. 아울러 전문가들, 업계 얘기를 들어보고 기사화 해보면 좋겠다는 기자기질도 동시에 발동됐다.
취재 결과 외국계은행이라는 분류에는 어느정도의 공감대가 있었다. 외국인 지분이 높더라도 외국인들이 지배적인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국내은행으로, 지배적인 경영권 행사를 하는 경우는 외국계은행이라는 식이었다. 하지만 은행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대부분 해외로 나가는 은행과 국내에 배당이 되는 은행을 어떻게 똑같은 국내은행으로 볼 수 있겠느냐는 시각도 없지 않았다.
다양한 목소리들을 들었지만 결국 기사화는 못했다. 결정적으로 외국인 지분율 얘기는 은행권만의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만 해도 외국인 지분율이 과반수를 넘는다. 그렇다면 삼성전자는 "국내기업일까. 외국기업일까" 단발성으로 다룰 수 있는 기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은행이 유일한 토종은행으로서의 차별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한다. 이에 대해 다른 시중은행들이 갖는 불만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기자의 눈에는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은 안보이고 자꾸 손가락만 눈에 들어온다. 토종은행 마케팅을 놓고 고민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