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김형순 로커스 대표의 참회 유감

[기자수첩]김형순 로커스 대표의 참회 유감

이기형 기자
2005.10.27 13:53

"한때 버블로 저의 개인 주식가치가 상당한 액수에 이르기도 하였으나, 저는 아직도 주식을 팔아 돈을 제 주머니에 넣어본 일이 없습니다. 저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쓰여진 일도 일체 없습니다..."

 530억원의 분식회계 사실을 자인한 로커스 김형순 로커스 대표가 26일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글중 일부다. 가슴이 답답해지는 대목이다. 그가 벤처1세대의 대표인물이었고, 로커스가 한때나마 벤처기업을 대표하는 상장법인이었다는 것 자체가 실망스러운 따름이다.

 얼마 전 700억원대의 분식회계로 물러난 장흥순 터보테크 회장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한결같이 분식회계를 하게 된 원인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어떻게 보면 자신을 버리는 결단이었다는 얘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김 사장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회사를 망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심정'이었다고 털어놨다.

 그 '어떤 일'이 화근이 됐다. 로커스는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업체가 아니다. 로커스가 공시한 재무제표를 보고 하루에도 수십만주가 거래된다. 은행도 이를 토대로 대출을 했다. 금융시장의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직간접적 피해자다.

 "회사를 경영할 능력이 없으면 경영을 포기하고 주주로 남던지, 아니면 주식을 팔아 돈을 챙기는 것이 옳았을 것이다"라는 한 벤처업계 관계자의 지적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이젠 '대주주=경영자=회사'라는 등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더구나 김 대표는 터보테크 충격 당시 '장흥순 구하기' 대열에 동참하기도 했다. 그는 터보테크가 보유한 주식을 인수한 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고 했다가 뒤늦게 취소하는 해프닝을 일으켰다.

 김 대표는 사과의 글을 이렇게 맺었다. "벌은 달게 받아야 하겠지만, 마지막 가진 제 주식조차도 담보제공된 상태에서, 주주님들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어떤 방안도 특별히 드리지 못하는 허망한 상황임이 너무나도 죄송스럽습니다."

 관련기사 밑에 한 네티즌이 '즉각 구속수사하라'는 댓글을 남긴 마음을 이해하고도 남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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