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뛰는 놈 위에 나는 놈

[기자수첩]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문성일 기자
2005.11.08 18:03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헛점은 있었다. 그것도 참여정부가 집값 잡기를 위해 주력해 온 재건축이란 점에서 놀라움과 함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 여의도 서울아파트 주민들이 재건축을 포기하고 고안해낸 '신축'방식이 바로 화제의 주인공.

아파트부지가 상업지역이라 가능한 이 방식은 재건축사업의 가장 큰 난제인 소형평형건립 의무비율과 임대주택 건설, 후분양제 등 각종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묘수임에 틀림없다. 물론 아파트 주민들이 묘수를 낼 수 있었던 이면에는 시공사의 제안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현행법상 집값 앙등 현상을 막기 위해 줄기차게 저지해 온 초고층 아파트 건축을 막을 방안이 뚜렷하지 않아서다. '명분'에 호소하고 주력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서울시도 재건축 관련 법망(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절묘하게 피해간 이 아파트의 신축사업에 당혹감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그동안 서울시가 취해온 행보를 감안하면 초고층 건축에 대해서는 다소 관대한 입장인 것도 사실이다.

앞서 서울시는 2종 일반주거지역의 층고를 현행 최고 12층 이하에서 평균 15층으로 완화해 주는 내용의 '도시계획 조례' 개정을 추진한 바 있다. 여기에 서울시의회는 한 술 더 떠 최고 30층까지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통과시키려고 시도했다가 미수(?)에 그쳤다.

부동산시장의 안정은 참여정부의 명운이 걸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참여정부는 수십차례 크고 작은 규제책을 쏟아내면서 집값잡기에 안간힘을 써왔다. 하지만 이제까지 번번이 시장의 승리로 끝났다. 정부가 `신축`이라는 시장의 묘수에 어떤 카드를 끄집어낼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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