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국영화의 미래

[기고]한국영화의 미래

최진화 MK픽처스 사장
2005.12.05 12:28

영화는 아이템·시나리오, 연출, 제작, 연기자·자본 등을 통해 만들어지고 유통과 극장, 부가판권 시장 등을 통해 소비된다. 질적, 양적으로 팽창하는 한국 영화 산업의 전문화와 세분화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두드러지게 달라진 양상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동통신업계 자본의 영화계 유입과 해외 시장 진출의 일상화다.

한국영화의 해외 진출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해외 마켓에 나가 보면 한국 영화 부스가 눈에 띄게 많고 통상 10여 개 회사에서 연중 주요 마켓에 참가하고 있다.

지난 11월 중순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영화제와 마켓에 다녀왔다. 동질감을 찾기 어려울 것 같은 그곳에 20여 시간을 날아가면서 우리 영화와 영화계가 이렇게까지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그곳에서 우리 영화진흥위원회 같은 역할을 하는 NFAV 에디 음발로 위원장은 "한국의 영화 발전과 시스템을 벤치마킹 하고 있다"고 힘주어 이야기 했다.

작품을 완성하기 전에는 절대로 팔리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 몇년 사이 사전판매(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는 고가 사전판매 기록)가 해외 마켓에서 일상화되고 있다. 또 지난달초 아메리칸 필름 마켓에서도 한국영화의 두드러진 실적만이 눈에 띄고 있다고 언론은 전하고 있다.

이밖에 IT사를 통한 자본 유입도 두드러진다. 한국은 IT강국이다. IT기술의 발전으로 매체들은 증가하지만 컨텐츠는 유한하기 때문에 이를 선점하려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이른바 컨텐츠 중심의 시대가 온 것이다. 미국, 일본, 유럽시장은 부가판권시장이 극장시장의 2 ~ 3배가 된다. 그러나, 국내의 영화시장은 외국과 비교해서 지극히 비정상적이다.

멀티플렉스의 등장과 극장 관람환경의 변화가 영화시장의 파이를 키운 것은 사실이지만 부가판권 시장이 급속히 쇠락하고 제작비의 75%가 극장에서 회수되어야만 하는 현실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다. 국내에서는 손익을 맞추기 위해 극장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일으켜야 하니 짧은 기간의 확대개봉과 과도한 광고비 지출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러한 현실 하에서 기존에 진출해 있는 대기업 규모보다 더 덩치가 큰 이동통신업체들이 자본을 앞세워 영화 산업에 진입하는 것이다.

자본은 물과 같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돈은 사업이 되는 곳으로 흐른다. 영화 컨텐츠가 갖는 자산의 희귀성과 가치의 폭발성, 해외 지향성이라는 특성을 고려하면 매체라는 그릇과 유무선망을 가지고 있는 이통업체에 매력적인 투자 대상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충무로 토착 자본에서부터 전통적인 대기업 자본, 호흡이 짧은 투기성 자본, 유통 기업의 자본에 이어 이동통신업체의 자본에 이르기까지 많은 종류의 자본이 부침을 계속하고 있지만 창의성을 그 본질적 기반으로 하고 있는 영화인들은 새로운 시도는 변함이 없다. 앞으로 이동통신업계에서 유입된 자금이 영화업계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현재 우리는 영화 한편을 제작하면서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수익을 통해 제작비의 10% 회수를 목표로 작품을 기획한다. 헐리우드는 자국 시장과 해외시장에서 반반씩 매출이 일어난다고 하니 한국 영화도 다양한 자본유입과 해외진출로 10년 이내에 해외 매출이 전체의 50%가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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