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의 최대 피해자는 열심히 일한 직원들입니다. 이제 꿈 있는 경영진이 회사 경영을 맡아 잘 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신호제지6개 노동조합을 이끌고 있는 유문형 위원장의 말이다.
5일 남산에 위치한 서울클럽. 이 자리는 최우식 국일제지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누가 신호제지의 경영권을 이끌어가는 것이 옳은가'를 설명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신호제지 현 경영진을 강력하게 지지했던 신호제지 노조협의회 유문형 위원장과 각 공장별 노조위원장 3명이 합석했다. 자칫 '적과의 동석'으로 오판할 뻔했던 기자는 이내 노조의 입장이 바뀌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최우식 사장이 신호제지 이순국 회장의 비윤리적 행적을 지적하고 '왜 국일제지가 신호제지의 경영권을 인수하려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을때 이들 노조 대표들은 조용히 듣고만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는 눈치였다.
신호제지 노조는 지난달 25일 서울역에서 신한은행에 대한 규탄집회를 가졌다. 신한은행이 신호제지 지분 11.8%를 인수하고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국일제지를 지지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날 신호제지 노조는 정 반대로 돌아섰다. 국일제지의 신호제지 경영권 인수를 지지하는 한편, 회사 조기 경영정상화에 노조가 동참하겠다는 확고한 입장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유 위원장은 "노조는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회사 정상화를 위해 상여금 500%를 반납하는 등 이순국 회장 등 현 경영진에 적극 협력했다"며 "그러나 회사는 아직도 정상화 되지 않았고, 적기에 투자를 못해 적자행진을 계속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유 위원장은 노조의 급격한 입장 변화에 대해 "이순국 회장은 당초 신안그룹을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분쟁 이후 지분을 매각하는 순수한 백기사라고 설명했지만, 이 말은 거짓으로 들어났다"며 "신호제지 6개 공장 위원장들은 비윤리적인 이순국 회장의 퇴진을 결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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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제지 노조의 입장 변화가 오는 13일 주총에서 얼마나 큰 파괴력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기업경영과 관련해 대주주의 윤리의식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