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기 날아가는 비행기 우리 것 아니야?”
8일 아침, 인천연수원에서 파업 첫날을 맞은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한 조합원이 인천공항에서 날아오르는 비행기를 보며 한 말이다. 곧이어 동료 조종사는 “아시아나 비행기다”라고 답해줬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지난 2일 자신들이 예고한대로 파업을 강행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이 있은 지 4개월만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아시아나항공의 선례를 보며 많은 준비를 한 흔적이 역력했다. 기자들의 취재에 수백 명의 조합원들이 하나같이 “대변인을 찾아보라”고 얘기하는 것이나, 집행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항을 철저히 보안에 부치는 등 상당히 치밀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정작 정부에서 긴급조정권을 검토하겠다는 보도가 나오고 사측이 집행부를 상대로 경찰에 고발한 소식이 속속 전해지면서 이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노조의 의지가 흔들릴 정도의 사안은 아니었지만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비행기를 보며 자사 비행기인지를 확인하는 굳은 의지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번 파업은 처음부터 명분이 부족했던 터라 잇따른 외풍에 쉽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나 파업의 이면에 해고 노동자의 복직이 도사리고 있다는 의혹마저 제기돼 파업의 순수성은 크게 훼손되고 있다.
노조는 해외에서 조종사들이 속속 들어오는 대로 인천연수원으로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에서 결항 사태로 서울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는 조종사들은 연락조차 닿지 않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합원들은 과연 100% 파업에 수긍하는 것일까? 이제라도 보다 현실적인 협상안을 다시 정해 협상테이블에 앉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