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글로벌 경쟁력 갖추려면

[기자수첩]글로벌 경쟁력 갖추려면

송기용 기자
2006.01.13 09:44

"최고경영자, CEO는 냉철해야 합니다. 물정모르는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가다보면 회사에 큰 손실을 끼칠수 있습니다. 그래서 외로운 자리입니다."

손복조대우증권사장이 12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취임 이후 1년반만에 극적으로 대우증권의 영광을 회복했다는 안팎의 찬사를 받고 있는 손 사장. 증시가 활황인 가운데 실적까지 좋아 화기애애할줄 알았던 간담회에서 손사장은 격정을 토해냈다.

"왜 우리나라 증권사는 천수답처럼 시황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위탁매매(브로커리지)에만 치중하냐고 비판합니다. 메릴린치나 골드만삭스처럼 고수익사업인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 업무를 등한시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면서요. 증권업계 내부에서조차 브로커리지에 치중하는 것은 넌센스라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여러분, 지금 한국의 증권사 가운데 메릴린치와 맞붙어서 국내 IB시장에서 경쟁할수 있는 곳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손 사장은 "국내 메이저 증권사라고 해봤자 자기자본이 2조원 미만으로 30조가 넘는 메릴린치의 1/10도 안되는데 어떻게 정면승부할 수 있습니까?"고 반문했다. "국내 IB시장 1위라는 대우증권도 자본력이 딸려서 수백억대의 회사채 인수가 부담스러운데 수조원 규모의 M&A 거래를 어떻게 따낼수 있습니까?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M&A시장을 외국계 증권사에 넘겨주고 싶어서 넘겨주는게 아닙니다."

손 사장은 "5년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5년안에 현재 1조6000억원 수준인 자기자본을 5조원대로 끌어올리면 2-3조 규모의 대형 거래를 놓고 외국계 증권사와 당당히 경쟁할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증권이 위탁매매에만 치중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외국계 증권사와 정면대결할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처절한 자본의 싸움에서 이길려면 우리도 자본력을 키워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손 사장의 판단이 맞을 지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