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타산지석 호리에

[기자수첩] 타산지석 호리에

이경호 기자
2006.01.18 16:42

전 일본인들의 시선이 호리에 다카후미 라이브도어 사장에게 쏠리고 있다.

33세의 젊은 거부인 그가 분식회계와 허위공시 등으로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어서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일개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업체를 31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키워낸 그의 비결이 주식에 있기 때문이다.

호리에는 대학을 다닐 때인 1996년 홈페이지 제작업체를 세웠다. 이후 창업 10년 만에 연 매출 6700억원(784억엔)대의 제국을 건설했다. 비결은 바로 인수 및 합병(M&A)이다. M&A로 자사의 주가를 높이고, 이를 통해 모은 자금으로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그의 비법은 '연금술'로 불렸다. 지난 2004년에 추진한 M&A만 20여건에 이른다.

그는 거침없는 말과 자유분방한 행동으로 일약 대중스타가 됐다. 지난해에는 총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그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거침없이 나아가는 젊은 세대의 상징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일본 기성 세대나 사회가 바라보는 모습은 완전히 다르다. 그에게는 "일확천금을 노린 투기꾼"이라는 비난이 따라 다닌다.

뛰어난 경영수단보다는 '돈 놓고 돈 먹기'식으로 회사를 키웠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 재계가 복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그의 추락을 음미하고 있다"고 외신이 전할 정도다. 그러나 우리가 호리에에게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그가 일본 경제에 끼친 영향력 때문이다.

그는 지지자들로부터 일본의 편협한 관료주의와 딱딱한 기업문화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는 평을 받는다. 또 다른 쪽에서는 M&A를 추진하면서 금융 시스템을 개혁해야 할 필요성을 일깨웠고, 무엇보다 일본의 경영진을 잠에서 깨웠다는 칭찬을 받고 있다.

한 마디로 그가 변화를 무시하고 있는 일본의 전체주의적 경제ㆍ사회 시스템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는 것이다. 그것도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인정 받고 있는 미국식 신자유주의의 도구를 동원해서 말이다.

물론 일확천금을 노린 투기꾼이라는 말이 그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일본 사회에 끼친 긍정적인 영향은 변화의 과정에서 더불어 따라오는 덤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호리에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경계해야 할 것은 주가조작이나 투기와 같이 규칙을 어기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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