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황우석과 동막골

[광화문]황우석과 동막골

홍찬선 기자
2006.01.26 09:24

지난해 하반기에 배달민족의 눈과 귀를 끌어 모았던 2가지 일이 있었다. 하나는 ‘황우석 파문’이고 다른 하나는 ‘웰컴투 동막골’이다. 소재와 주제 및 등장인물이 전혀 동떨어진 두 가지 일을 한자리에 끌어들이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황당한 일일 것이다.

아무런 관련이 없는 두 일을 거론하는 것은 ‘구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의 좋은 대조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구성의 오류’란 부분으로선 합리적인 일이 전체로 종합해보면 비합리적 결과를 초래하는 것을 가리킨다. 외환위기 직전에, 금융기관들이 다른 곳보다 먼저 대출금을 챙기려다 결국 대부분의 기업이 부도나거나 부도위기에 몰려 금융기관들마저 무더기로 부도났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황우석 파문’은 구성의 오류의 전형을 보여줬다. ‘잘 나갈 때’는 앞 다퉈 공을 차지하려고 했던 사람들이 뭔가 틀어지기 시작하자 자기만 살기 위해 한 발 먼저 빠져나가려고 하다 모두 함께 죽는 결과를 초래했다. 반면 ‘동막골’에선 반대의 결과를 볼 수 있다. 나(국군 2명과 인민군 3명 및 연합군 1명)만 살려하기보다 모두(나에게 사는 의미를 깨우쳐준 동막골 주민)가 사는 것을 먼저 생각했기 때문에 비록 나는 죽었지만 모두는 살 수 있었다.

요즘 주식시장, 특히 펀드시장에선 ‘구성의 오류’가 다시 나오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주가가 폭락하자 ‘나만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주식형펀드 가입자들이 앞다퉈 환매했다. 23일에는 하루에만 5700억원이나 환매요청돼 평소의 2배 이상이나 됐다.

이 여파로 투신들은 코스피시장에서만 24일에 2051억원 순매도한데 이어 25일에는 무려5383억원어치나 순매도했다. 환매요청한 펀드가입자에게 돈을 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주식을 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지만 24일과 25일에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주식을 순매수해 주가는 큰폭으로 올랐다. 또 주가가 오르면서 펀드환매 요청이 줄고 새로 들어오는 자금도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지난주와 이번주 초에 보여준 일부 펀드가입자들의 ‘나만 살고 보자’는 식의 행태는 증시가 불안해질 때면 언제라도 다시 나타날 소지가 있는 시한폭탄이다. 이기적 동물로서의 개개인은 눈앞의 이익을 다른 그 무엇보다 우선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탓이다.

외국인의 공격적 매수로 주가가 급반등하고 있지만 최근 주가를 가파르게 끌어내렸던 요인들은 그다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유가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 이란과 나이지리아 문제, 원/달러환율을 떨어뜨리고 있는 달러약세,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참여정부의 과세정책(의 불확실성) 등등. 악재는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한 없어지지 않는다. 주가 상승을 희망하는 투자자들의 기대로 눈에 보이지 않고 잠복할 따름이다.

주가 환율 금리 등 가격변수는 그림자에 불과하다. 그것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요소들에 따라 겉으로 드러나는 것일 뿐, 주가가 주가에 미치는 요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어린왕자는 여우에게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눈에 보이는 주가보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펀더멘털의 흐름이 더 중요하다. 주가보다 그런 것을 볼 수 있는 눈(心眼)을 단련하는 게 구성의 오류에 빠져 자신도 죽고 구성원도 함께 죽이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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