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골프 성추행 주식투자의 심리학

[광화문]골프 성추행 주식투자의 심리학

홍찬선 증권부장
2006.03.09 12:38

원숭이를 사로잡는 방법은 목이 가느다란 항아리에 향기가 좋은 바나나를 넣어두는 것이라고 한다. 원숭이는 좋아하는 것을 잡으면 죽을 때까지 놓지 않는 ‘본능’을 이용한 것이다. 사람이 다가와 자신이 잡히는 순간까지도 항아리 속에서 한 손 가득 쥔 바나나를 포기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런 원숭이의 본능을 미련하다고 혀를 찬다. 어떻게 자기가 잡혀가는 마당에 끝까지 바나나에 집착할 수 있느냐는 비아냥이다. 하지만 살다보면 본능 때문에 사로잡히고 마는 원숭이의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결과(생포)를 생각했다면 어리석은 행동(바나나에 끌려 움켜쥐는 것)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하는 경우가 끊임없이 되풀이된다.

대부분의 주식투자자들이 그렇다. 돈 벌겠다는 지나친 욕심 때문에 손대지 말아야 할 주식에 전 재산을 투입해 쫄딱 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70년대 말의 건설주, 80년대 말의 트로이카주, 90년대 말의 IT주 버블에 혼찌검이 났던 투자자들은 지난해 바이오주식에서 또 한 차례 호되게 당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쳐다보지도 말아야 하지만, ‘이번은 다르며 나는 주가가 폭락하기 전에 빠져 나올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어느새 매수주문을 내기 때문이다.

2006년 2월과3월, 꽃피고 새우는 춘삼월 호시절에 터져 나온 2가지 사건도 이와 비슷하다. 하나는 한 국회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국무총리의 적절하지 못한 ‘3?1절 골프’다.

이해찬 총리는 2번씩이나 사과를 하고 자리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는 의사를 표명해야 할 정도로 파장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면 철도파업이 시작된 지난 3?1절에 부산에 가서 골프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최연희 의원도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5/31 지자체장 공천위원장’에서 사퇴하고 의원직마저 내놓으라는 압력에 시달릴 것이라는 것을 상상했더라면 절대로 술자리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것임에 틀림없다.

항간의 장삼이사나 국정을 책임지는 총리 및 국회의원들이 이처럼 지내놓고 나면 후회할 일들을 되풀이해서 저지르는 것은 지나친 자기확신(Overconfidence) 탓이다.

주식투자자는 증시흐름과 개별종목 가치를 정확히 분석해 내는데 한계가 있음에도 자신은 그것을 해낼 수 있다는 과신에 빠져 매매를 자주한다. 실제로 남자가 여자보다 과신의 정도가 높아 주식매매를 자주하지만, 결과는 남자 수익률이 여자보다 떨어진다는 실증연구결과가 많다.

높은 자리에 올라가 아쉬울 게 별로 없어지는 총리와 의원도 상식에 벗어난 행위라도 남들의 눈에 띄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는 과신에 빠져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게 될 수 있다.

사람이 원숭이와 다른 점은 본능을 자제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본능의 유혹에 빠질 때마다 결과를 생각하며 근신하는 게 사회적 물의를 빚지 않고 주식시장에서 돈 벌며 떳떳하게 살 수 있다. 자제의 미학이 본능의 어리석음을 이긴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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