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5일 오전 11시 서울 반포동. 기획예산처 브리핑룸이 모처럼 붐볐다. 주로 오찬간담회를 활용하던 변양균 기획처 장관이 1시간 전 브리핑을 자청한 때문이다.
이날 브리핑을 통보한 게 1시간 전인 오전 10시. 그야말로 '긴급'이었다. 하지만 소재가 정부 재정지출 통계에 관한 모 일간지 보도였던 탓에 기자들은 대부분 노트북을 놔둔채 수첩만 들고 브리핑룸으로 향했다.
변 장관의 표정은 굳어 있었고, 그가 쏟아낸 발언은 단순한 해명의 수준을 훨씬 넘어선 것이었다.
"국가 기본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다" "거짓통계 보도에는 악의적이고 정치적 의도가 있다" "위조지폐처럼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뒤를 이어 기획처 고위 관리는 "범법 행위"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상황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튿날(6일) 오전 변 장관이 다시 긴급 브리핑을 자청했다. 하지만 브리핑 내용은 전날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모 일간지의 통계는 틀렸고, 우리 통계가 맞다"는 게 요지였다. 해당 일간지에 공개토론회를 제안한다는 내용만 추가됐다. "공식 절차대로 정정보도를 요청했느냐"는 질문에 변 장관은 "아직 안 했고, 곧 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2004년 우리나라 재정지출 규모다. 공기업 등을 포함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37.9%로, 미국(36.4%)보다 많다는게 문제의 보도 내용이다. 기획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대로 공기업 등을 빼면 28.1%로 미국보다 작다는 것이다.
해당 보도는 우리나라 수치에 공기업 등을 넣은 반면 미국 등에는 공기업을 뺀 것을 제시해 통계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기자실에선 "해명자료를 내고 정정보도를 요청하면 될 일을 왜 과잉 대응하는지 모르겠다"며 어리둥절해하는 반응도 있었다.
변 장관은 문제의 보도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했는데, 변 장관의 오버 액션에도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