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글로벌시대, 현대차의 나비효과

[기자수첩]글로벌시대, 현대차의 나비효과

박희진 기자
2006.04.10 17:52

검찰의 현대차 수사가 저 멀리 미국 남부 조지아주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

조지아주의 대표 지역신문인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com)은 5일자 1면 머릿기사로 "현대차 스캔들로 수년래 조지아주 경제에 최고 성공작에 그늘이 드리워졌다"고 전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 12억달러를 들여 기아차 공장을 짓기로 주정부와 계약을 맺었다.

지난 2월말 소니 퍼듀 조지아주 주지사와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애틀랜타에서 자동차 공장 설립 계약서를 교환했을 때만 해도 조지아주는 기아차 공장으로 인한 고용 효과에 들떠 있었다. 기아차 공장 설립으로 이 지역에 45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현대차가 비자금 및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조지아주의 떠오르는 '희망'이었던 기아차 공장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당초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26일 정몽구 회장과 함께 기아차 조지아 공장 착공식을 열기로 했으나 정의선 사장에 출국금지가 내려지면서 착공식이 무기한 연기됐기 때문이다.

신문은 지난 2002년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생산공장을 설립키로 했다가 법적 문제로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뺏겼던 것을 떠올리며 착공식 연기에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캔사스시티닷컴'은 기아차 착공식 지연으로 오는 11월 선거를 앞두고 있는 소니 퍼듀 주지사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가 애틀랜타 공장을 폐쇄키로 한 뒤 기아차는 주정부가 내세울 '업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현대차 사태에 대한 조지아주 현지 언론의 근심어린 시선은 한국 기업의 변화된 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현대차가 미국 남부 중심지인 조지아주의 새로운 젖줄로 주목을 받을 만큼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섰다는 것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사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한국의 국가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된다"며 "미국인 입장에서 보면 현대차나 검찰이나 모두 같은 한국이기 때문"이라는 한 현지 딜러의 지적은 세계화 시대의 검찰에 화두를 던지는 듯하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