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일자리 창출 "말아닌 발로"

[기자수첩]일자리 창출 "말아닌 발로"

서명훈 기자
2006.04.19 13:34

"도지사는 그저 서명만 하면 되는 것으로 알았다." "일정이 이처럼 빠듯할 줄 알았다면…."

손학규 경기지사가 이끈 투자유치단의 유럽 방문에 동행한 도의회 의원 등은 지난 1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한식당에서 감동섞인 푸념들을 쏟아냈다.

손 지사 일행은 지난 9일부터 분초를 다투며 유럽투자자들을 만났다. 4박6일간 3개 나라, 9개 도시를 오가다 보니 잠은 비행기나 차에서 토막잠으로 때우기 일쑤였고, 식사는 기내식이나 양해각서(MOU) 체결식장에 마련된 다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기도 투자유치단은 이번에 7개 기업에서 2억7000만달러 투자를 약속받았다. 특히 일정 이틀째인 10일 오전 손 지사는 프랑스의 소도시 에페르농에서 FCI 진 뤼시앙 라미 회장과 `역사적인' 악수를 했다. 바로 100번째 해외투자 유치였다.

경기도가 지난 4년간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105개, 규모는 138억달러에 이른다. 여기서 만들어진 일자리는 5만여개. KOTRA 해외 주재원들이 경기도 투자유치팀을 `프로'라고 평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투자를 약속한 기업 가운데 37개가 공장을 이미 가동 중이고 12개 업체는 준공을 앞두고 있다. 또 6개는 부지 임대계약을 했고, 25개는 공장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투자이행률이 90%로 다른 지방자치단체를 압도한다는 후문이다.

경기도가 프랑스에서 100호 기업을 유치하는 순간 현지에선 청년실업 해소를 명분으로 내건 최초고용계약법(CPE) 도입이 무산됐다. 학생과 노동자들의 반발에 밀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이날 사실상 포기를 선언했다. 프랑스 입장에선 노동개혁의 혼란 속에 일정한 일자리를 해외에 날려보낸 셈이다.

일자리는 거창한 경제정책이나 제도가 아니라 뛰어다니는 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