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당시 입사 1년차였다. 큰 사안에 대해 결정을 내릴 입장이 아니었다. 순순히 회사의 방침에 따랐을 뿐이다.”
참여연대가 제기한 광주신세계 편법 경영권 승계의혹의 당사자인 신세계 정용진 부사장<사진>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정부사장은 지난 12일 신세계 이마트 중국 7호점인 상하이 산린점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98년 당시 우리 회사의 기조는 팔 수 있는 건 모두 팔아서 부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한 때 조선호텔까지 매물로 내놓은 적이 있을 정도로 급박한 경영위기 국면에서 내린 회사의 결단인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부사장과의 일문일답.
- 참여연대와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데…
▶신세계는 국민경제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당연히 NGO로부터 감시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단체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참여연대를 고발한 건 잘못된 사실에 대해 대응한 것이다.
- 98년 광주신세계 유상증자 당시 어떤 역할을 했나?
▶그 당시 입사 1년차였다. 큰 사안에 대해 결정을 내릴 입장이 아니었다. 순순히 회사의 방침에 따랐을 뿐이다. 부연설명을 하자면, 97년 4월에 입사 후 바로 외환위기를 맞았다. 그래서 98년 우리 회사의 기조는 팔 수 있는 건 모두 팔아야 되는 상황이었다.
부채를 줄여야 했다. 내 기억으로는 당시 CD금리가 32%까지 올라갔다. 고금리로 인해 카드사를 매각했고, 프라이스클럽도 팔았다. 한 때 조선호텔까지 매물로 내놓은 적도 있다.
- 세금 많이 내겠다는 건 적극적인 증여의 방편으로도 읽힌다.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게 임박한 거 아닌가?
▶그런 의미는 결코 아니다. 상속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이 많아서 떳떳한 모습을 보이겠다는 거다. 경영 전면에 나서는 문제는 회장님이나 명예회장님이 결정할 사항이다. 다만, 항상 준비된 자세로 자신을 가꾸고 노력하고 있다.
저는 굉장히 행운아라고 생각하는 데 20년 전부터 신세계는 전문 경영인 체제가 확립돼 있었다. 그래서 경영공백이 전혀 없었다. 저로서는 그걸 메워야 하는 부담감이 없다. 앞으로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경영진한테 감사하고 있다. 더욱 더 큰일을 할 걸 준비하고 있다. 공부하는 자세로 미래를 준비하겠다.
(만약 경영 전면에 나선다면) 이명희 회장처럼 모든 걸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보고받는 수준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전문경영인과 대주주의 역할 사이에서 어디까지 해야 되는지 고민하고 있다.
독자들의 PICK!
- 현재 어떻게 경영에 참가하고 있나?
▶큰 투자결정을 어떻게 하는 지 보고 있다. 관계사 실적도 보고 받고 있다. 해외 선진 유통사례에 대한 연구도 많이 하고 있다. 컨설팅 회사들의 얘기도 경청하고 있다.
- 중국 상하이 할인점 업계에서 이마트가 5년 내 1위를 차지하겠다고 밝혔는데, 전략이 있다면.
▶중국 상하이 정부가 우리에게 ‘할인점식 백화점’을 요구할 정도로 이마트가 새로운 쇼핑문화를 중국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게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다.
- 신세계의 미래 위상을 어떻게 보나?
▶전 세계에서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 빠른 시일 내에 글로벌 톱10 유통업체에 드는 게 신세계의 미래 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