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기술적 반등에 성공했다. 전날 미국의 4월 근원생산자물가지수가 예상보다 상승폭이 작았고, 미국 증시의 급락이 진정된데서 반등의 실마리를 찾는 모습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등 급락을 불어왔던 두 가지 요인이 완전히 정리된 것일까. 아직도 시장 분석가의 의견은 크게 엇갈린다. 코스피지수가 1400 내외까지 기술적인 반등을 보일 수 있겠지만 더 오르지 못할 경우 이후가 더 걱정이라는 의견도 있다.
17일 장중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73포인트 오른 1397.84를 기록, 1400선에 근접하는 모습이다.
4월 PPI가 예상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근원 물가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금리인상 우려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산업생산과 설비투자 측면에서는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 남아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설비가동률이 85.9%로 증가했다는 것은 결국 자원활용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비용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양경식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원자재 가격이 근원생산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이 확인됐고, 이 경우 소비자물가 역시 근원물가는 상승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하지만 산업생산 측면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남겨놓고 있다"고 말했다.
지표가 상충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통화정책과 유동성에 대한 논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양경식 팀장은 "금리인상 가능성이 연초에 비해서는 높아진 상황이고,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경기가 크게 위축되는 시그널이 나와야 하는데 이같은 조짐이 나타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인상을 둘러싼 논란이 일단락된다 하더라도 이유가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에 있다면 주식시장에 호재가 될 것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가파르게 하락한 것도 금리와 인플레이션보다 그 이면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것. 양경식 팀장은 "아직은 리스크 강화에 중점을 둬야 하고, 특히 원자재 관련 종목을 먼저 축소할 필요가 있다"며 "조정이 좀 더 길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견딜만 한 건전한 조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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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용석 애널리스트는 "미국 주택경기의 둔화는 자산가격의 버블이 해소되는 것이고, 이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FRB가 인플레이션 우려보다 경기 위축에 무게를 두고 금리 인상을 당분간 중단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막아낼 수 있는 다른 카드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경기는 서로 얽혀 있는 문제이며, 특히 인플레이션을 차단하는 것은 강남 아파트 가격 상승을 진정시키는 일만큼 쉽지 않은 일"이라고 전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해답을 중국에서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물가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이 이번 PPI에서 나타났다"며 "글로벌 유동성에 따른 자산 프리미엄이 없지 않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중국의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 하락의 원인인 유가 상승에서 원/달러 환율 하락, 인플레이션 우려로 옮겨왔고, 이 가운데 환율이 급락에서 벗어났고 상품 가격 역시 고점에서 멀어지고 있다"며 "이번 조정이 상승 추세를 훼손하는 차원이 아니라면 조정기에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수출을 자제하는 한편 소비가 충분히 늘어나지 않아 세계 경제에서의 역할이 축소된다면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하겠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행하고 있지는 않다"며 "수급도 외국인 매도가 진정된 동시에 투신권도 매수우위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상승이 저조했던 IT 종목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아직 하반기 IT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남겨두고 있다.
류용석 애널리스트는 "원화 강세와 D램 가격 하락 등 상반기 문제가 됐던 가격 측면의 요인은 하반기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수량 측면에서는 미국의 소비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어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