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쟁력이 불과 1년 새 크게 떨어졌다는 최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발표를 놓고 말들이 많다. 정부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혁신을 외치고, 경제 및 대외신인도가 호전되는 터에 나온 '추락'이어서 해석이 분분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올해 국가경쟁력 순위가 61개 국가 지역 가운데 38위에 그치며 전년 보다 9계단 떨어진 것도 이례적이지만, 경제환경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에스토니아(20위), 칠레(24위), 체코(31위) 등보다 뒤졌다는 데 정부 당국자들은 고개를 젓는다.
특히 거대 신흥시장국을 지칭하는 '브릭스'의 대표 주자, 중국과 인도가 각각 12. 10계단 수직 상승하며 19, 29위에 올라 한국을 제쳤다는 점도 충격적이다.
이를 두고 한나라당에선 "현 정부의 무능이 초래한 국가적 재앙"이라고 까지 비난 했지만 "조사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정부의 해명이 차라리 옳기를 바라는 심정이다.
당국자들은 코리아의 경쟁력 순위를 떨어뜨린 정부효율성과 기업효율성 분야의 평가와 관련, '객관적인' 지표 보다는 '주관적인' 설문에 많이 의존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곧 고유가 및 환율 급락 등 대외 불안요인과 함께 국가채무논쟁, 양극화 시비, 외국자본 공과 논란, 현대차 비자금 사건과 회계 투명성 의혹 등이 설문에 응한, 내외 기업인들의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설명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과연 '코리아' 경쟁력의 발목을 잡지 않았을까. 각계의 엇갈린 해석을 감안해 IMD 측에 직접 물어보았다.
대답은 "경제 성과와 정부 효율성이 경쟁력에 기여한 정도를 분석한 결과 한국 정부는 '부정적인' 군에 속했지만 '중립'에 가깝다"였다. (사실 미국이나 프랑스, 인도 정부는 우리의 경우보다 부정적이었다.) IMD는 그러나 한국 정부에 대해 규제 강화 조짐, 외국인 투자 관련 정책의 불확실성 및 예측 불가능성 등을 부정적인 요인으로 지목했다.
IMD는 조사 방법 논란에 대해선 평가 항목의 2/3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공인된 자료를 활용했다면서, 기업지배구조나 교육 등 일부 항목은 계량화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세부 항목 가운데 순위가 크게 떨어진 기업 법제나 사회 구조는 설문에 의존했지만, 지표를 토대로한 물가가 크게 악화했고, 설문으로 평가된 항목 가운데 상향된 것도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한국 경제 규모가 10위인 점을 감안하면 경쟁력 순위가 너무 뒤쳐져 있는 것은 아니냐'는 점도 따져 보았다. "독일(26위)과 프랑스(35위)는 순위가 계속 떨어지고 있고, 세계 9위 규모인 스페인은 유로권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한국보다 2단계 위인 36위에 그쳤다."
독자들의 PICK!
'순위가 너무 들쑥날쑥해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허선 큰 그림을 봐야 한다는 충고를 들었다. "경쟁력 순위는 한 나라 경제가 발전한 정도를 나타내기 보다 그 해 세계경제를 조망(photo)한 것이다. 순위 히락에는 그 나라 성적이 부진한 것도 원인이지만 다른 국가가 더 치고 나간 점이 작용한다. 실제 일부 급성장하는 신흥시장국들이 한국을 앞질렀다. 이는 각국이 외부적인 요인에 취약하다는 의미다. 특히나 수출이나 세계경제 성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록 정도는 더하다."
IMD가 올해 보고서에 정부의 역할을 점검한 것도 세계 경제가 급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한다. 치열한 국제 경쟁속에 한정된 국내 자원을 최대한 활용토록 하는 정부 역량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이 점에서 정부의 진지한 성찰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