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과 함께 급등한 지수는 단숨에 1320을 회복했다. 거래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일단 추가 상승에는 제동이 걸렸다.
10일 동안 170포인트 급락했던 시장에 숨통을 트여준 것은 해외에서 불어온 훈풍이다. 전날 미국 증시가 모처럼 상승했고, 외국인의 매도 규모도 크게 줄었다. 말하자면 결자해지, 글로벌 증시의 급락을 불러온 요인이 해외에 있었던 만큼 반등의 실마리도 바깥에서 찾는 모습이다.
1300이 깨질 경우 우려했던 환매 사태는 가시화되지 않았고, 주식시장이 일단 기술적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6월말까지 지수 향방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기는 마찬가지다.
◇ 여전히 열쇠는 외국인에= 코스피지수가 20포인트 이상 상승중이지만 매수 주체로 나선 기관의 실탄은 프로그램을 포함해도 1000억원에 못 미친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473억원, 336억원 매도우위다.
거래량은 오전 11시가 지나면서 1억주를 간신히 넘겼고, 거래대금도 1조5000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거래가 부진한 것은 고점에서 물린 투자자들이 아직 손절매에 나서지 않은 동시에 1300에서 활발한 매수 역시 없다는 의미다.
지수가 급반등한 것은 매물 공백에 의함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증시가 전날 강세로 마감했고, 외국인의 매도가 주춤하면서 지수가 급등하고 있다"며 "매수 규모에 비해 상승폭이 큰 것은 매물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수를 움직이는 힘이 매수 주체 쪽에 쏠리면서 반등폭이 확대됐다는 것. 장중 상승 종목은 550개를 상회하고 있고, 하락 종목은 140여개에 그치고 있다.
여전히 시장의 방향은 외국인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전날 미국 증시가 강세로 돌아선 것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가 5.3%로 추정치 4.8%를 상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소 희석됐다. 여기에 기존주택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했고 주택 재고가 늘자 부동산 과열이 냉각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고, 이는 FRB의 금리인상을 억제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였다.
하지만 6월 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물가지표와 의사록공개 등 확인해야 할 지표가 적지 않고, 각 변수에 따라 외국인의 투매가 되살아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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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준 BIBR 인랩스 이사는 "적어도 내달 선물옵션 만기일까지는 현선물 시장의 급변동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환매 사태 아직 없지만..= 개인이 주가 반등을 이용해 소폭 순매도를 보일 뿐 투신권의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은 기관의 손절매나 펀드가입자의 환매가 현실화되지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지수가 완전히 상승 추세로 돌아서기 전에 국내 자금의 '사자'와 '팔자' 공방이 한 차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변동성이 커져 단기 대응이 쉽지 않지만 길게 보고 주식 비중을 늘릴 때"라고 말했다. 이어 "경험이 많은 투자자들의 경우 이달 초 1460까지 급등할 때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했으나 현 시점에서는 매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반면 경험이 부족한 투자자들은 뚜렷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행 IPO에 공모금액의 15배에 달하는 자금이 몰린 만큼 공모주를 받지 못한 자금이 일부 환입될 가능성이 있고, 최근 원자재 가격 안정과 함께 6월 금리인상이 없거나 올리더라도 연내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는 점도 외국인의 매도 강도를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고, 특히 월말과 내달 초 자금 유입과 집행이 집중되면서 국내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은 안심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오현석 연구위원은 "고점에서 물린 투자자들의 경우 손절 시기를 지수가 좀 더 반등한 이후 노릴 것"이라며 "추가 반등하면서 투자자들이 부분적으로 비중을 줄일 경우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안정을 찾은 시장은 매크로 변수를 다시 한 번 점검할 것"이라며 "아직은 악재가 걷히면서 저점을 높여가는 반등이 나올 가능성과 다시 내리막길을 탈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