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부동산 해외진출,지금이 적기다

[전문가기고]부동산 해외진출,지금이 적기다

박점희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부동산금융팀 팀장
2006.06.26 14:03

외환위기 이후 막대한 자금력과 경험을 가진 해외사모펀드 혹은 헤지펀드들이 국내 부동산, 특히 서울의 오피스빌딩을 앞다퉈 매입했다.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위해 부동산 자산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일순간에 일어난 거시적 충격에 한 국가의 자산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는 것은 국가, 개인 및 기업 총체적인 경제시스템에 다소 문제가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당시 외국자본이 매입했던 오피스 빌딩 상당수는 그 후 2~3번에 걸쳐 또 다른 외국계 혹은 국내 투자자에게 매각됐는데 이중 작게는 50%, 크게는 100% 이상 매매차익을 거둔 사례가 많았다. 엄청난 매매차익을 가져간 해외자본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들이 가져간 매매차익은 우리나라가 지불할 수 밖에 없었던 너무도 비싼 수업료라고 생각된다.

필자가 경험했던 그들의 전략은 철두철미했다.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전세로 있던 임차인들을 모두 내보내고 월세를 지불할 수 있는 우량 임차인만을 입주시키거나 가시적인 효과가 아주 높은 공간, 특히 로비나 엘리베이터 등을 개보수 한 후 임대료를 아주 높게 조정한다든지, 매매가격의 60%, 많게는 80% 정도까지 국내 금융기관으로부터 저금리로 차입해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 한다든지, 외국계 전문빌딩관리회사를 통해 관리비를 최소화 하는 등의 전략이다. 그들은 이처럼 다양한 기법으로 평범하고 볼품없었던 상품을 투자하고 싶은 매력적인 상품으로 탈바꿈해 비싸게 되팔 수 있었던 것이다.

다소 늦은감은 있지만 정부, 건설회사, 금융기관 등의 협력으로 리츠, 부동산펀드 등 다양한 부동산간접투자제도가 도입돼 시장규모 4~5조원 수준으로 성장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해외투자펀드로부터 다양한 투자기법을 경험한 다수의 부동산전문가들이 국내 부동산간접투자기관에 포진되어 해외자본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제서야 그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겨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반대급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 오피스빌딩 매물이 극히 드문 상황에서 해외자본뿐만 아니라 국내 자본이 앞다투어 매입경쟁을 하고 있어 빌딩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투자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개인이나 기관투자가의 눈높이를 맞추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필자는 지금이야 말로 해외 진출의 적기라고 생각한다.

전문적인 부동산투자 노하우도 습득했고 시중에 자금도 풍부하다. 이제부터라도 성장성이 높은 해외 부동산시장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한국자본의 해외부동산투자는 이들 국가에 부족한 사회간접자본시설과 상업·업무 및 관광시설을 확충하고, 부동산투자 및 관리전문인들을 조기에 육성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윈윈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선행돼야 할 몇 가지가 있다. 해외 부동산투자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하고 연기금,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은 자산운용 포트폴리오에 해외부동산을 일정부분 할애하고, 자산운용사나 자산관리회사는 신속한 투자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블라인드(Blind) 형식의 펀드를 조성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물론 환위험에서부터 해당 국가의 다양한 위험까지 정통한 해외부동산투자전문가를 영입하고 육성하는 것도 큰 과제이다. 부동산이라고 하면 아파트나 땅만을 생각하던 투기적 문화를 정부, 투자자 그리고 언론의 협력으로 건전한 부동산투자문화를 정착시켜 한국자본의 깃발을 전세계 주요 도시에 자랑스럽게 꽂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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