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고비는 넘겼으나…

[오늘의포인트]고비는 넘겼으나…

황숙혜 기자
2006.06.30 11:30

FRB 금리발표에 랠리..고유가·2분기 실적우려등 악재 여전

이틀째 랠리다. 외압에 시달리던 시장이 힘에 부치는 짐을 내려놓은 모습이다.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긴 하지만 미국의 과도한 긴축 가능성이 낮아진 점이나 강도가 아주 높진 않지만 외국인이 매수우위를 지속하는 모습이 긍정적이다.

상반기 마지막 이틀 동안의 시장 흐름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6.75포인트 오른 1289.77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지수 역시 10.24포인트 큰 폭으로 오른 587.02를 기록중이다.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고, 전기가스를 제외한 모든 업종지수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 호재 일색인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온건한 정책 결정에 국내외 증시가 일제히 랠리하고 있다.

지수 발목을 잡았던 가장 핵심적인 악재의 강도가 낮아진 점에서 안도할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안도랠리일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제 '불행 끝 행복 시작'이라는 듯 마냥 잔치판을 벌일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아직 헤쳐나갈 길이 멀다는 것.

시장의 관심이 온통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쏠려 있는 동안 국제 유가는 어느새 73달러까지 올랐다. 2분기 실적 우려나 하반기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도 진행중인 문제로 남아 있다.

7~8월 사이 유럽과 일본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국내 증시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으로 지적된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의 통화정책과 주식시장의 방향이 정반대로 움직인다는 인식은 분명 경계해야 한다"며 "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때 배경이 무엇인가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이 강한 긴축 의사를 드러냈던 이유를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만 찾자면 공산품 가격의 상승보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있었고, 최근 구리나 아연 등 상품 가격이 조정을 받자 전날 회의에서 발언의 강도를 다소 낮췄다는 것.

하지만 FRB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했던 것은 다른 원자재 가격보다 국제 유가 상승이 작용했던 바가 크고, 이 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류용석 연구위원은 "부지불식간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73달러선을 넘어섰고, 여기서 더 오르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나올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식시장도 랠리를 이어가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과 일본이 7, 8월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의 경우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어도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며 "수출 비중이 미국보다 유럽이 더 크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8월에는 금리인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지만 막상 긴축이 동결되고 나면 시장의 반응이 지금과 다를 수 있다"며 "이날 FRMC 성명서에서 부동산 시장을 언급한 것으로 알 수 있듯 경기에 대한 우려가 반대급부로 부상하면서 시장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경기선행지수가 4개월째 하락하는 등 국내외 경기에 대한 문제는 아직 말끔하게 정리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 급등 이면에 아쉬운 것은= 지수는 2% 넘게 오르지만 수급이 탄탄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1200 초반부터 주식을 사모았던 개인은 급등을 틈타 1300억원 이상 팔고 있다. 프로그램으로 840억원의 순매수가 유입되고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기관은 매도우위다. 프로그램을 포함해 기관은 96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이 1000억원 이상 '사자'에 나선 점은 긍정적이다. 17일 연속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팔지만 않아도 좋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생각인데 장중 매수 규모를 늘려주니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다른 의견도 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외국인의 투매를 불러왔던 긴축 문제가 실마리를 찾았고, 전날 미국 증시가 폭등한 점을 감안하면 이날 외국인 매수 강도는 약한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미국 증시가 랠리했을 때 외국인 동향과 비교하면 만족할 만한 매수 규모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1분기 수차례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1300선에서 매물대가 두껍게 형성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지금은 이 지점이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를 뚫고 올라가는 일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기금과 투신을 포함한 기관이 매도에 집중하는 것도 다시 한 번 매수기회가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다.

1200 초반과 달리 1300 근처에서는 가격 매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랠리의 연속성을 점치기 힘든 이유다. 실적과 하반기 경기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황에 1300이 적극적인 매수의 출발선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시장 분석가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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