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에 따른 수출주 반등 기대감…외인 IT·자동차 매수
'두려움의 벽을 타고 오르는가'
주식시장과 관련한 외신 기사에 간혹 등장하는 헤드라인이다. 1300선 앞에서 매번 고배를 마시는 시장이 저점을 높이며 버티는 모습이 이같은 표현을 떠올리게 한다.
3일 시가에 1300을 넘고 버티던 지수는 다시 아래로 밀렸다. 힘겹게 오름세를 유지하던 지수는 약보합으로 돌아섰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오름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하락 종목 수가 점차 늘어나는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1293.33을 기록, 전날보다 1.78포인트 떨어지고 있다. 외국인이 268억원 제한적인 매수에 나섰고, 개인이 228억원 매수우위다. 프로그램으로 200억원의 매물이 출회되는 가운데 기관이 총 568억원 순매도중이다.
◇ 환율에 의존한 수출주 매수 '글쎄'= 원/달러 환율이 전날에 이어 상승세를 지속, 장중 966.40원을 나타내고 있다.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주 반등 기대감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이날 외국인이 IT 대형주와 자동차 종목을 사들이는 모습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장중 반도체와 자동차 종목을 매수하는 배경은 램버스 효과와 전날에 이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보인다"며 "이와 함께 현대차 2분기 실적이 만족스러운 수준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가에 반영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화 약세를 기대한 수출주 매수는 다소 위험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달러화 강세 요인보다 약세 요인이 강한데다 단기적인 원화 약세가 기업 실적에 가시적인 효과를 가져오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미국의 경기가 취약한 가운데 일본의 경기가 강화되고 있고, 중국 위안화 절상 압력이 높아지는 등이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채권 수요 증가 등이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요약된다"며 "이 두 가지 요인이 맞물린 상태에서 달러화가 단기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강세 요인보다 약세 요인이 우위에 있기 때문에 환율 상승에 기댄 수출주 매수는 투자 이익으로 연결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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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환율이 기업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월간 또는 분기 평균 환율이 우호적인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외인 매수도 반기기는 일러= 장중 외국인이 모처럼 '사자'에 나서며 실탄을 공급하고 있지만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마감을 앞두고 매매 동향이 뒤집힐 수도 있고, 매수 규모가 의미를 둘 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세적으로 매도 압박이 완화되는 흐름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김학균 한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매도 추이를 20일 평균값으로 보면 5월말 2500억원선에서 최근 700억원선으로 감소했다"며 "이와 함께 이머징마켓에서 해외 뮤추얼펀드의 자금 이탈도 7월 들어 완화되는 등 전반적으로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약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이달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적극 매수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지난달에 비해서는 시장에 우호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1300 안착 '어렵네'= 1300선 안착이 수차례 좌절됐지만 지수가 그런대로 버티는데 의미를 두자는 의견이 나왔다.
국제 유가가 시간외거래에서 배럴당 76달러를 넘어서는 등 가격 지표가 비우호적이고, 성장률이 낮아지는 한편 미국의 경제지표도 꺾이는 등 모멘텀을 찾을 근거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저점을 높이며 버티는 모습만으로도 긍정적이라는 얘기다.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긴축에 대한 우려가 낮아지는 한편 경기 둔화의 속도를 저울질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한진 부사장은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경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소비와 관련, 자산 가치나 이자 비용 부담 등 방어적 요소보다 고용과 재고를 포함해 소비를 이끄는 적극적인 요인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모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