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 매수 유입으로 상승…"자생력 없다" 의미부여 어려워
프로그램 매수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현물시장에서 각 투자주체들이 '팔자'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기계가 사들이는 매수세에 지수는 상승폭을 확대하며 장중 1300을 넘었다.
장중 지수 움직임의 궤적을 그려보면 개장 초 외국인 현물 매도에 후퇴한 후 일본 증시의 급반등으로 선물 매수가 유입, 베이시스 상승과 프로그램 매수 유입의 선순환에 10포인트 내외로 상승했다.
일본 증시는 엔화 약세로 수출주 강세가 이어지는 한편 기업실뢰지수가 개선됐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실질적인 매수 기반의 뒷받침 없는 코스피시장의 상승에 큰 의미를 두기 힘들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자생력이 없는 주가 상승이기 때문. 지수가 1300 내외에서 크게 뒷걸음질하지 않고 있지만 현물 매수가 소극적인 이유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14일 장중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04포인트 오른 1300.14를 나타내고 있다. 한 때 1290 아래로 밀렸던 지수는 프로그램 매수 확대에 1303까지 상승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거래는 한산하다. 거래대금은 8200억원으로 집계됐고, 거래량은 8300만주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현물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매도 우위로 접근하는 모습이다. 개인이 466억원 순매도하는 한편 외국인이 매도 규모를 1227억원으로 늘렸다.
프로그램 매수 유입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시장 베이시스가 한 때 0.90까지 오르는 강세를 보인 가운데 프로그램 매수가 2000억원에 달한다. 차익거래로 약 1900억원 가량이 유입된 가운데 비차익거래도 150억원 매수우위다.
지난 11일 기준 매수차익거래잔고는 1조5267억원, 매도차익거래잔고는 2조658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문가는 프로그램으로 당분간 추가 매수 유입이 이뤄질 여력이 남아있다고 판단했다.
이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날 기준 매수차익거래잔고 1조5000억원 가운데 7000억원 가량이 허수로 보이며, 앞으로 5000억원 가량 추가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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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론 베이시스가 0.70으로, 베이시스가 이보다 높으면 매수 유입이 가능하겠지만 매수 물량이 비교적 높은 수준에서 들어왔기 때문에 베이시스가 0.30 이하로 떨어지면 매물이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유입되는 프로그램 매수는 기존 매도차익거래잔고의 청산보다 신규 물량일 가능성인 높다는 분석이다. 베이시스 수준만 봐서는 인덱스 스위칭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 유입이 가능하지만 연말까지 아웃소싱 펀드 총 자산의 40%를 현물로 채워야 하는 규정 때문에 오히려 현물로 갈아타기가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일단 현물로 스위칭한 후 다시 선물로 갈아타기 어렵고, 현물 내에서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수익률을 관리해야 하는데 이 역시 노하우가 필요한 작업이라는 것.
단기 매매에 치중하는 투자자라면 프로그램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전략이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최근 외국인 선물 투자자들이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를 추종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국내 투자자들도 여기에 편승하는 모습"이라며 "1300 안착에 대한 공방이 지속되고 있지만 큰 의미를 둘만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추세를 신뢰하기 위해서는 현물 투자자들 사이에 매수 움직임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물가와 경기 논란 속에 투자자들이 자신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현물 수급에서 추세가 나타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조재훈 부장은 "프로그램 수급의 주가 영향력이 높아진 만큼 이와 반대 방향으로 단기 매매하는 전략이 시장에 대응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며 "프로그램 매수 유입으로 의미없는 주가 반등이 나올 때 차익을 실현하고, 프로그램 매물로 인해 주가가 떨어질 때 저가 매수에 나서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장기 투자자라면 아직 매수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