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勞·勞갈등에 제동걸린 쌍용차 협상

[기자수첩]勞·勞갈등에 제동걸린 쌍용차 협상

김용관 기자
2006.08.24 15:26

"양보교섭 반대한다."

이 한마디가 잘 나가던 판을 깨버렸다.쌍용자동차(4,180원 ▲110 +2.7%)노사 모두 한발씩 양보하며 최종 타결점을 찾아가던 순간이었다. 옥쇄파업 8일만이었다.

특히 노조측은 기존 사측안에서 퇴직금 중간정산, 학자금, 연월차 휴가수당 등을 지급중지 한다는 3개항을 제외시켰다. 아울러 분할매각 금지 및 여유인력 발생시 추가조치 금지 등 상당부분 양보받았다.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산고를 겪던 협상은 잘하면 이날 중으로 잠정 합의안 마련도 가능할 듯했다. 노사 모두 '9부 능선'은 넘었다고 말해 한껏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오후들어 불안한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차기 노조집행부 선거에 나선 일부 후보측이 교섭장 앞에 자리를 잡고 현재 협상을 '양보교섭'이라고 규정하며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처음에는 4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입후보자 전원이 가세하며 순식간에 50여명으로 불어났다. 협상 과정에 만족하던 후보측도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 선거를 앞두고 입후보자간의 '선명성'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오후 7시30분, 사측이 이 상태로는 협상을 할 수 없다며 협상 중단을 요청했다. 노조도 동의했다. 향후 일정도 잡지 못한채 이들은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노·노(勞·勞 ) 갈등이 교섭 진행을 가로막는 형국이 돼 버렸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한 노조원은 "안타깝다"고 했다.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입후보자들 때문에 다된 밥에 재를 뿌린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다른 노조원이나 사측 관계자들의 시선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들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1년 8개월안 속아온 이들이 아무런 강제 수단없이 합의안을 받아들이기는 힘들수도 있다.

그러나 협상이란 한쪽의 일방적 승리가 아닌 이상 양보를 전제로 한다. 일단 차기 집행부 입후보자들이 고집을 꺽고 현 협상단에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재개되는 협상 결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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