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경기판단은 내년으로

[오늘의포인트]경기판단은 내년으로

황숙혜 기자
2006.09.26 11:36

각종 경제진단 지표 따라 금융시장 일희일비 가능성 커

미국 경제의 가장 약한고리로 꼽히는 부동산 시장에서 경고음이 나왔지만 국내외 주식시장은 견조하게 버티는 모습이다.

전날 미국 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했고, 코스피시장이 장중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박스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사실 투자자들은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사자'든 '팔자'든 어느 한 쪽으로 방향을 주도하는 세력이 보이지 않는다. 제한적인 규모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시장의 판도를 읽는데 고심하는 분위기다.

26일 코스피지수는 1349.41을 기록, 전날보다 5.80포인트 떨어지고 있다. 초반 오름세를 보이며 1360을 회복했던 지수는 한발 후퇴했다. 주가 상승을 이끌만큼 강한 매수 주체가 부재한 가운데 프로그램 매물이 주가를 압박하고 있다.

장중 시장베이시스가 1.20 내외로 콘탱고를 보이는 가운데 프로그램 차익거래로 692억원의 매물이 나오고 있다. 비차익거래에서도 231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해 프로그램은 총 923억원 매도우위다.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170억원 순매수중이고, 개인이 202억원 사고 있다. 외국인은 초반 매도우위에서 순매수로 돌아선 한편 지수선물을 2500계약 가량 팔고 있다. 기관이 코스피시장에서 396억원 순매도중이지만 프로그램 매도를 감안하면 50억원 이상 순매수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날 발표된 미국 기존주택가격은 11년만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폭도 전미부동산중개협회가 가격 집계를 시작한 이후 두 번째 규모로 컸다. 재고량도 1993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미국 주택시장을 둘러싼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렇다. 연방기금 금리가 5.25%까지 인상된 가운데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미국의 소비를 옥죄고, 부동산시장의 조정 양상이 지속되면서 부의 효과가 줄어들어 유동성 흐름이 막히고 결국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주택 가격의 상승폭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내림세로 돌아선 것은 크게 우려할 법한 현상으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느긋하다.

이승국 BNP파리바 대표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론적으로 나올 수 있는 하나의 가정이며, 시장에는 이를 믿는 투자가와 그렇지 않은 투자가가 공존한다"며 "미국 주택시장과 관련한 문제는 가격 하락이 일시적인 것인지 추세적인 것인지, 하락이 전국적인 현상인지 국지적인 현상인지, 그리고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해 미국의 소비가 얼마나 될 것인지와 소비 둔화에 대한 대응책을 국내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가 등을 복합적으로 분석해야 하는데 결론적으로 하드랜딩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석태 씨티그룹 부장 역시 주택시장을 포함한 미국 경기의 연착륙에 손을 들었다. 그는 "미국 경기는 주택시장을 제외하고는 매우 견조한 상황이며, 주택가격의 하락 또한 현재로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 아니라 회복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석태 부장은 "미국 주택시장에서 소비경기가 꺾이고 국내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며 "내년 1분기에는 미국의 주택시장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주택 건설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수급 불안이 나타난다고 해서 그 여파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통상 주택 건설 기간이 3분기로 짧은데다 수요와 함께 건설도 감소하고 있어 내년 1분기면 조정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국내외 금융시장은 가까운 시일 안에 방향성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각종 지표에 따라 경기에 대한 진단이 엇갈린 가운데 금융시장은 일희일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날 부동산 지표 발표 후 채권 가격이 경기 후퇴에 무게를 두며 상승한 동시에 주식시장은 경기둔화보다 인플레가 우려스럽다는 리차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의 발언 한 마디에 오른 것이 전형적인 혼조 양상이라는 것.

오석태 부장은 "경기에 대한 금융시장의 일관된 판단이 내려지기 위해서는 올해 4분기 지표까지 확인돼야 하며, 시기적으로는 내년 1분기가 될 것"이라며 "이 때까지는 각 투자자들이 본인의 입장에서 보고싶은 면을 더 크게 부각시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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