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사상최고가를 갈아치우면 코스피시장에도 햇볕이 들까.
올들어 글로벌 증시를 물고늘어진 두 가지 핵심변수는 모두 미국에 진원지를 두고 있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데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고, 글로벌 경기 냉각에 대한 경계심도 미국의 주택시장과 소비 둔화 가능성에서 촉발됐다.
논란은 아직 종결되지 않았고, 그 핵심 축인 미국은 사상 최고치를 앞둔 주가 앞에서 기대에 부풀어 있다.
코스피시장은 연중 고점까지의 거리가 아직 멀기만 하다. 박스권에 갇힌 채 벗어날 줄 모른다. 박스권 하단과 상단을 오갈 뿐 추세도, 주가 방향을 주도하는 세력도 찾아보기 힘들다.
28일 장중 코스피지수는 1368.85를 기록, 전날보다 8.82포인트 상승하고 있다. 외국인이 300억원 가량 제한적인 매수우위를 보이는 한편 기관이 400억원 가까이 사들이고 있다. 프로그램 차익거래 매수가 100억원 가량 유입중이다.
박스권에서 일별 주가 등락은 외국인의 선물 매매와 방향이 일치한다. 현물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외국인이 대량 선물 매매에 나서면 주가도 이에 맞춰 등락한다.
안승원 UBS 전무는 적어도 단기 시황을 기준으로 볼 때 최근 주가 흐름은 선물시장의 수급에 좌우되고 있다고 말했다. 펀더멘털이 주가에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얘기다.
안승원 전무는 "선물시장의 외국인 매매 동향이 단기 주가를 쥐락펴락하고 있다"며 "외국인은 국내 증시의 추세보다 미국 증시나 일본 닛케이평균주가 흐름에 맞춰 매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외국인이 지수선물을 사상최대 규모로 순매수한 것도 미국 S&P500 지수가 기술적으로 최고치를 기록할 조짐이 나타나자 상승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이같은 선물 대량 매매가 국내 차익거래자들이 움직여 시세를 형성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펀더멘털에서 해답을 찾자면 기업 실적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한 시장 전문가는 말했다. 결국 주가가 오르려면 기업의 이익이 증가해야 하고, 여기에 주식시장의 수급상 매수가 우위에 놓여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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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국계 증권사의 주식부 책임자는 "국내 기업이 이익 전망치가 줄곧 하향 조정돼 왔고, 최근 들어 실적 바닥이 다져졌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며 "실제로 경기나 실적이 악화될 때는 아래쪽으로 오버슈팅하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이 그 단계인지에 관한 답을 찾을 때"라고 말했다.
이익 전망치는 주가 밸류에이션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문제인 만큼 주가를 움직이는 주요 변수 중 하나다.
그는 "미국 주가가 최근 강하게 오르는 이유도 기업 이익 성장이 탄탄하기 때문"이라며 "반면 국내 주식시장은 위로도 아래로도 막힌 상황인데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기 둔화를 우려해 아래로 밀리자니 수출 실적이 의외로 견조하고, 외국인의 매물이 패닉으로 이어지지 않을 정도로 국내 수급도 양호하다는 얘기다.
연초만 해도 장기투자자일수록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입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으나 최근 장기투자 정착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졌다는 것.
반대로 주가가 강하게 상승하지 못하는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이나 경기 둔화에 대한 논란이 아직 진행중인데다 기업 이익 회복이 가시화되지 못한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금리를 보자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측면이 더 강하다고 그는 판단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한 두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남은 상태다.
그런데 금리를 추세적으로 올리다보면 이 역시 과도하게 이뤄지는 경향이 있어 통상 인상이 종결된 직후 0.5%포인트 가량의 금리인하가 단행된다는 것.
당장 3분기 기업실적이 향후 주가에 커다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내 증시에서 실적 전망에 따른 주가 차별화나 이익 증가에 기대 오르는 미국 주가에서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