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반등, 외인 3일째 '사자'… 전문가들 전망은 엇갈려
"주가가 급락했네요. 내일 인덱스 펀드를 하나 가입할까 해요."
전날 북한의 핵실험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주가가 급락하자 모처럼 찾아온 매수 기회가 반갑다는 듯 한 투자자가 말했다. 개인의 투매로 미루어 투자심리가 극심하게 얼어붙은 것으로 보였지만 한편에서는 투자 기회를 반기는 목소리가 없지 않다.
당분간 북한의 핵실험 재재 여부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응, 이에 대한 투자심리의 움직임에 따라 주가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일단 리스크를 피하고 보자는 움직임과 위기를 기회로 이용하려는 세력의 힘겨루기가 펼쳐질 전망이다.
북핵 문제로 이틀 연속 급락한 주가는 일단 반등에 성공했다. 장중 한 때 10포인트 이상 오르며 1330을 회복했던 코스피지수는 상승폭을 다소 축소, 1327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0.5% 가량 상승중이고, 전날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은 3.9원 하락하며 960원을 하회하고 있다.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장중 409억원 순매수를 기록, 북핵 사태가 발생하고도 3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섰다. 외국인은 지수선물도 1800계약 사들이고 있다. 반면 개인이 401억원 순매도 중이고, 기관도 프로그램 매수에 의존할 뿐 실질적으로 매도우위다.
북핵을 둘러싼 사태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북한이 강행한 핵실험의 성공 여부를 두고 군사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는가 하면 이번 실험이 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견마저 나왔다. UN의 대응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기까지는 시간이 좀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북핵 사태를 대하는 미국과 UN의 입장이 과거에 비해 강경해졌고, 일부에서는 무력 사용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시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한 가지 주목되는 것은 이번 지정학적 리스크는 과거 북핵 문제와 동일한 선상에서 보기 힘든 메가톤급 악재라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고,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분석가도 서둘러 매수할 것을 권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일단 두고보자는 분위기다. 주요 외국계 증권사에서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간략한 코멘트를 제시했지만 이와 관련한 주가 방향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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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디트 스위스(CS)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됨에 따라 한국에 대한 장기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서 해외 자금의 이탈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UBS는 북한의 이번 핵실험이 이전의 미사일 발사에 비해 심각한 사태라고 판단하는 한편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국과 UN의 대응에 달려 있다고 밝힐 뿐 구체적인 주가 향방에 대한 전망은 제시하지 않았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경제적인 제재를 가하거나 6자회담 복귀를 요구하는 수준에서 대응이 이뤄진다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단기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의 대응이 무력을 포함해 경제적인 영역을 넘어서는 수위에서 전개돼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될 경우 주식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티브 마빈 도이치뱅크 전무는 통상 투자자들이 정치적인 악재로 주가가 하락할 때 주식을 매수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 문제는 성격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북핵과 관련,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정치적 파워가 약하고, 국가 리스크가 높아짐에 따라 직접 또는 포트폴리오 투자 유입이 제한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JP모간 은행 역시 이번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과거에 비해 장기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가 늘어나면서 특히 채권시장의 체력을 약화시켰고, 북한의 첫 번째 핵실험이라는 점도 쉽게 지나치기 힘든 부분이라는 얘기다.
한편에서는 북핵 문제가 원화 가치 하락과 소비 감소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없지 않지만 극단적인 무력 충돌로 치닫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위기를 기회로 이용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결국 실적 향상이 가시화되는 우량주와 자산주의 경우 펀더멘털을 반영하며 주가가 악재를 이겨낼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