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인피니티, 베일을 벗고 비상하다

[시승기]인피니티, 베일을 벗고 비상하다

김용관 기자
2006.12.01 15:15

[Car Life]인피니티 뉴 G35 스포츠버전

한국 시장에 야심찬 도전장을 던진 인피니티의 승부수가 맞아떨어진걸까. 인피니티가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국내에 소개한 뉴G35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뉴 G35는 출시 이전부터 ‘2007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올해의 자동차 최종후보에 오르는 등 성능과 디자인면에서 뛰어나다는 인정을 받았다.

더군다나 스포츠 세단 분야에서 세계 최강이라는 BMW의 330i와 '맞짱' 뜰 정도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 기존 모델보다 더 나은 심장과 뼈대를 심었다는 점도 매니아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실제 뉴 G35는 지난 10월17일 국내 시장에 출시한 후 보름 만에 104대가 등록됐다. 경쟁차종이라 할 수 있는 렉서스 IS250의 등록대수(95대)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뉴 G35가 얼마나 탁월하길래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출시하나, 그간의 명성은 소문에 불과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실제 G35를 만났을 때 이같은 의문은 눈녹듯 사라졌다.

뉴 G35의 첫 느낌은 일본 사무라이의 신비스러움, 그 자체였다. 날카로운 일본도(刀)를 연상케하는 라디에이터 그릴, 검은 베일은 쓴 사무라이의 눈길처럼 치켜올라간 헤드램프, 범퍼에서 보닛-트렁크까지 이어진 유선형 물결 등 뉴 G35는 한층 날렵한 근육질 몸매로 탈바꿈했다. 전체적으로 기존 모델의 단순함을 벗어던진 세련미가 물씬 풍긴다.

실내공간을 보여주는 휠 베이스는 2850mm로 기존 모델과 똑같지만 길이*폭*높이가 4755*1775*1455mm로 길이와 폭은 소폭 늘어난 대신 높이는 낮아졌다.

차에 오르자 수작업으로 제작했다는 가죽 시트가 온몸을 부드럽게 감싼다. 좌석을 앞으로 끌어당기자 핸들과 사이드미러과 운전석과의 각도를 유지하며 자동으로 이동한다. 바로 '지능형 포지셔닝 시스템'. 상당히 편리한 장치다.

인테리어는 전세대 G35보다 크게 개선됐다. 동양미가 물씬 풍기는 동시에 따스함이 느껴진다. 센터페시아와 도어에 알루미늄을 덧대 세련미를 강조했다. 그런데 알루미늄의 차가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자세히 살펴보니 전통 한지 문양이 들어있다. 이를 통해 실내의 따스함을 강조한 것 같다.

또 전세대 모델에는 볼 수 없었던 7인치 LCD 디스플레이가 대시보드 상단에 큼지막하게 자리잡고 있다. 디스플레이 바로 아래에는 아날로그 시계와 보스제 오디오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직관적이고 쓰기 쉬운 인터페이스를 갖추었다는 점이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시동을 걸었다. 버튼식이다. 버튼만 누르면 시동이 걸린다. 시동을 켜니 전과는 180도 달라진 계기판이 반갑다. 흰색과 보라색을 섞어 시인성이 뛰어나다. 깔끔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이다. 현대차의 베라크루즈나 혼다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기존 모델보다 두툼해진 스티어링휠의 감촉이 상당히 좋다. 휠 뒤편에 마그네슘 패들 시프트가 장착돼 스포츠카 기분을 낼 수 있다. 정차시 엔진음은 조용한 편이다. 가속 페달을 강하게 밟으면 저음의 다소 거친 엔진음이 온몸을 자극한다.

3.5리터 V6가 내뿜는 힘은 놀랍다. 자동 5단 엔진과 맞물린 3498㏄의 엔진은 최고출력 315마력(6800rpm), 최대토크 36.5kg·m(4800rpm)를 뿜어낸다. 미국 자동차 전문기관인 WARDS가 12년 연속으로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한 바로 그 엔진이 탑재돼 있다.

최고출력은 기존 모델보다 30마력 높아졌다. 토크는 종전보다 크게 올라가지 않았지만 마력은 크게 늘었다. 그 비결은 바로 엔진 회전수를 높였기 때문. 이 차는 7500rpm에서 레드존이 시작된다.

복잡한 시내를 조심스럽게 달리다 신호등을 만났다. 일부러 급가속을 시도했다.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자마자 300마력의 힘을 모두 뒤바퀴에 실어 도로를 박차고 나갔다. 약간의 스핀을 내더니만 수많은 차들을 뒤로 한 채 저 멀리 도망가기 시작했다. 아주 잠깐의 순간, 뒤에 있던 차들은 모두 점으로 변한다.

고속 주행은 바로 뉴 G35의 장기다.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도로를 달려나간다. 순식간에 시속 100km를 돌파한다. 회사측은 최고속도와 제로백 수치를 제공하지 않지만 원하는 만큼의 주행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핸들링 성능도 역시 상당히 날카롭다. 급한 코너에서도 4개의 바퀴가 바닥을 움켜쥐는 느낌으로 안정감있게 코너를 빠져나간다.

하지만 급가속시 가속페달을 밟았다 살짝 놓으면 차가 울컥거리는 현상이 느껴진다. 상당히 민감하다. 특히 불규칙한 노면을 시속 150km 이상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G35의 차체는 요동을 친다. 고속에서의 안전성이 다소 아쉽다.

뉴 G35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 뉴 G35 프리미엄 버전이 4750만원, 스포츠 버전이 4980만원(부가세 포함). 라이벌인 3시리즈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다. 강력한 엔진 성능과 뛰어난 주행능력, 경쟁차종에 비해 널찍한 실내 등 G35에서 단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매력적인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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