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볼보 컨버터블의 참 맛

[시승기]볼보 컨버터블의 참 맛

김용관 기자
2007.01.12 14:26

[Car Life]볼보 뉴 C70 T5

어릴 적 뚜껑 열리던 차, 컨버터블은 경외의 대상이었다. 토요명화에서 방영되던 외화에서나 가끔 볼 수 있던 꿈의 차가 바로 컨버터블이었다.

그러다 세월이 흘러 수입차가 수입되기 시작하자 컨버터블이 한두대씩 눈에 띄기 시작했다. 가끔 길가에 세워둔 컨버터블을 볼때는 '누가 천을 찢어버리면 어쩌려고 이런 차를 탈까' 의구심도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수입차 전성시대. 컨버터블은 이제 대세다. 길거리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수입차 브랜드들도 판매와 상관없이 대부분 컨버터블을 라인업에 세워두고 있다.

그렇다면 요즘 오픈카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단어는 무엇일까. 바로 '하드톱 컨버터블'이다. 지붕이 천이 아니라 쇠로 돼 있는 차다.

4계절이 뚜렷해 컨버터블 시장이 척박한 국내에서도 벤츠 SL과 SLK, 푸조 206CC와 307CC 등 몇 개의 하드톱 컨버터블이 팔리고 있다.

여기에 올해는 폭스바겐의 '이오스'가 하드톱 컨버터블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하드톱 컨버터블은 무게 배분이 맞지 않아 만들지 않겠다던 BMW까지 하드톱 모델을 내놓을 지경에 이르렀다.

그동안 일반차보다 약한 섀시 강성과 소음, 승차공간 등은 오픈카를 타기 위해 감수해야 할 몫이었다. 그러한 틈을 하드톱 컨버터블이 파고 든걸까. 하드톱 컨버터블은 소프트톱보다 밀폐성이 좋고, 섀시 강성도 훨씬 뛰어나다.

이번에 시승한 볼보 '뉴 C70 T5' 역시 하드톱 컨버터블이다. 일반적으로 국내에 출시된 하드톱 컨버터블은 2인승이거나 뒷좌석이 무척 좁다. 그러나 C70은 이들과 달리 제법 넉넉한 뒷좌석을 갖추고 있다. 어른들이 앉기에도 무리가 없다.

다만 뒤좌석에 타고 내리기가 상당히 불편하다. 앞좌석이 자동으로 슬라이딩되지 않아 좌석이 충분히 밀려날 때까지 스위치를 누르고 있어야 한다.

이번에 나온 모델은 지난 96년에 출시된 구형 C70을 새롭게 개발한 차량. S40의 플랫폼을 이용해 만든 신형 C70은 지난 2005년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였다.

옆에서 보면 사이드 라인이 쐐기모양으로 앞으로 뻗어나가는 모습을 연출한다. 달려보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비교적 큰 하드톱은 3단계로 접혀 30초도 안돼 트렁크로 사라진다. 차체 길이가 4582mm에 달해 2단계로 접히는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지붕을 수납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지붕을 2단으로 나누고 뒷유리까지 접는, 3단계 방식을 선택했다. 따라서 지붕을 열고 운전하기 위해서는 트렁크 공간을 포기해야 한다.

휠베이스는 2640mm에 불과하지만 전체적인 공간은 그리 좁지 않다. 직렬 5기통 엔진을 가로로 배치, 엔진룸을 비교적 짧게 설계할 수 있었기 때문. 운전석의 무릎과 머리 공간도 충분히 넉넉하다.

인테리어는 기존 세단의 S40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다. 볼보의 장점인 사용하기 편한 센터페시아는 물론이고 스티어링 휠의 크기나 감촉도 좋다. 특히 12개의 스피커를 통해 소리를 재생하는 네덜란드제 다인오디오가 만족스럽다.

다만 좌석 승차감은 볼보의 명성답지 않게 다소 불편하다. 안전벨트의 위치도 애매한 편.

C70의 시동을 걸고 도로로 나섰다. 새해들어 첫눈이 내린 날이었다. 다소 불안하지만 '안전'의 대명사인 볼보를 믿기로 했다. 눈이 내려 지붕을 열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시승 모델은 볼보의 장기인 직렬 5기통 2521cc 고압터보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최강 모델. 수동 모드가 있는 5단 AT 기어 트로닉을 맞물려 220마력(5000rpm)의 최고출력과 32.6kg·m(1500~4800rpm)의 최대토크를 자랑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제원표상 8.0초로 비교적 빠른 편이지만 실제 느낌은 다소 굼뜨다.

가속 페달을 강하게 밟으면 5기통 엔진의 '낮게 울리는' 독특한 사운드가 제법 들려온다. 1730kg의 차체가 다소 무겁다는 느낌이지만 일단 시속 100km를 넘기자 강한 펀치력을 자랑했다.

서스펜션은 비교적 단단하지만 핸들링은 독일차의 그것처럼 날카롭지는 않다. 최고 시속은 235km지만 한겨울 눈길에서 고속 주행은 힘들었다.

다만 눈길에도 불구하고 '볼보'라는 이름이 주는 안정감이 심리적으로 크게 다가왔다. 측면 보호시스템(SIPS)으로 설치된 커튼식 에어백은 사고시 문에서 수직으로 솟구쳐 올라 머리를 보호해준다.

또 컨버터블의 가장 큰 문제인 차량이 뒤집힐 경우 강철빔이 튀어나와 탑승객을 보호해주는 전복방지시스템을 달았다. 판매가격은 부가세 포함해서 68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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