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이랜드, '적과의 동침' 시작되나

롯데-이랜드, '적과의 동침' 시작되나

홍기삼 기자
2007.01.25 07:32

까르푸·월마트 철수 이은 유통업계 지각변동 이어져

롯데와 이랜드의 제휴 추진은 지난해 까르푸와 월마트가 한국을 떠난 이후 급격히 재편되고 있는 국내 유통업계에 또 한차례 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롯데와 이랜드는 지난해 한국까르푸 인수를 놓고 치열한 승부를 벌인 바 있다. 경쟁관계인 두 회사가 손을 잡는 것은 그만큼 유통업계가 성숙해졌기 때문. 또 이익을 위해서는 '적과의 동침'도 마다해선 안될 정도로 시장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이웃 일본의 경우 과거 10년 불황을 겪으면서 백화점 업계가 공동 세일즈를 펼치기도 하는 등 적극적인 합종연횡 양태를 보였지만 국내 유통업계에는 아직 그러한 사례가 없었다.

◇'롯데마트+홈에버' 출현하나?=롯데그룹과 이랜드그룹이 제휴에 최종 합의할 경우 우선 할인점 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신세계(337,000원 ▲4,500 +1.35%)이마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에 이어 업계 3위인 롯데마트와 4위인 이랜드그룹의 홈에버가 공동 마케팅을 펼칠 경우 당장 1위인 이마트에 바짝 다가설 수 있게 된다.

특히 최근 홈플러스와 치열한 2위권 접전에 돌입한 롯데마트가 이랜드의 패션 브랜드를 포괄적으로 입점시킬 경우 예상치 못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또한 롯데마트의 지지부진한 신규점포 출점 문제를 이랜드와의 제휴를 통해 한순간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롯데마트는 지방자치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 애초 목표치인 12개에 훨씬 못 미치는 8개의 신규 점포를 오픈하는 데 그쳤다.

홈에버로서도 제휴를 통해 롯데그룹이 가진 막강한 백화점 영업 노하우를 유통점포에 탑재하게 되면 올해 유통부문 목표 매출 7조원을 무리 없이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체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제 두 회사의 제휴가 최종적으로 성사될 경우 국내 유통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되는 것”이라며 “다른 유통기업은 물론이고 관련 산업에도 큰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코아 강남점' 왜 파나=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뉴코아아울렛 강남점은 이랜드그룹의 알짜 점포중 하나다. 인근에 고가의 아파트단지가 밀집돼 있어 고객 충성도도 높은 편이다.

이 점포를 굳이 매각하려는 이유에 대해 이랜드 측은 "지역상권 상황상 아웃렛보다는 백화점이 더 맞다"며 "백화점을 잘 운영할 수 있는 업체에 넘기는 게 좋겠다는 판단 하에 매각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랜드그룹이 까르푸를 인수하기 위해 빌린 자금의 금융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뉴코아 강남점을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지난해 1조4800여억원에 한국까르푸를 인수한 이랜드그룹은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으로부터 8000억원을 차입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 측은 "지난해 12월 홈에버 시흥점, 동촌점, 안산점 등 10개 매장을 코람데코자산신탁에 6147억원에 매각한 후 다시 임차해 사용하는 '세일즈 앤드 리스백'을 통해 차입부분을 차분히 해결해 나가고 있는 상태"라며 "뉴코아 강남점 매각은 그 문제와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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