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국 조선업의 힘

[기자수첩]한국 조선업의 힘

강기택 기자
2007.03.29 11:08

"월간 수주량이요?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수주란 게 월단위로 평가되는 것도 아니고, 단지 통계치일 뿐입니다. 중국이 추격해 온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지만 한국 조선업, 적어도 10년은 문제 없습니다."

국내 조선업체들의 월간 수주량이 1~2월에 연속으로 뒤졌다는 보도를 접한 조선소 임원의 반응이었다. 중국이 정책적으로 자국 해운사의 벌크선 발주 물량을 자국 조선소에 몰아주면서 생긴 일시적 현상이라는 설명이었다.

엄밀히 말해 지난해 12월부터 중국이 월간 수주량에서 앞섰으니 3개월 연속 중국에 밀린 셈이라는 게 그의 설명. 이같은 현상은 2005년 하반기부터 있어 왔다는 통계도 제시했다. 중국이 거세게 따라오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뒤처졌다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얘기였다.

대우조선해양의 남상태 사장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최근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한 재계총수들이 샌드위치론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샌드위치는 위에 누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위에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적어도 조선업 만큼은 세계 1위 자리가 흔들림 없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국내 조선업체들이 3월 들어 수주량을 늘리고 있다. 평균 3년6개월치 이상의 충분한 작업량을 확보하고 있어 수주속도를 조절하던 조선업체들이 다시 움직이고 있는 것. 따라서 월간 수주량에서 중국을 앞서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물론 중국이 국가적으로 조선소 확대를 추진하며 타도 한국을 외치고 있는 반면 국내 조선소들은 국내서 입지 찾기도 어렵고 규제 등으로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IT나 금융산업처럼 각광받는 업종도 아니다. 인건비와 환율부담, 원자재 가격 상승, 기능인력 고령화 등등 문제도 많다.

그럼에도 변함없는 것은 한국 조선업은 '중국'변수에 대처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기 위해 분투하고 있고 세계가 이를 배우러 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27일 삼성중공업 거제 조선소를 방문했던 바이킹의 후예들(노르웨이 과학기술대 학생들)이 나타낸 조선강국에 대한 경외감이 10년 뒤에는 더욱 커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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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 논설위원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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