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 vs LG, 1등경쟁 재점화

[기자수첩]삼성 vs LG, 1등경쟁 재점화

최명용 기자
2007.04.05 13:47

가전 명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등 경쟁이 재점화됐다. 국내 시장에서 서로 1위를 했다는 발표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국내 TV시장에서 1위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올해 1~2월에 국내 TV시장 1위를 했다고 응수했다.

코미디 같은 장면도 연출됐다. 지난해 김치냉장고 시장 점유율에 대해 삼성과 LG는 서로 1등을 했다고 주장했다. 기준이 다르다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공동 1등이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다.

올해초 에어컨 예약판매 시장에서도 삼성과 LG는 서로 1등을 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가 20만대로 1위를 했다고 발표하자 LG전자는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LG전자는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20만대보다 많다고 주장했다.

선의의 경쟁은 좋은 일이다. 라이벌간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면 더 좋은 제품을 더 싸게 만들어 낸다. 소비자 입장에서 두 회사의 경쟁이 반갑기만하다.

그러나 삼성과 LG의 국내시장 경쟁은 안타까운 일면도 있다. 매출의 60~70%를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내수시장에서의 싸움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두 회사가 국내에서 비방전을 하고 있는 사이 중국 가전업체들은 동남아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광활한 중국 대륙은 중국 가전업체들의 등쌀에 한국 제품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일본 가전회사들은 엔화약세를 등에업고 해외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자존심까지 버린 저가 공세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압박하고 있다.

한미FTA 타결 뒤 미국 전자협회 윌리엄 아치 회장은 미국 기업의 한국 진출이 늘것을 기대한다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경쟁력을 잃어가던 미국 가전업체들도 심기 일전해 한판 승부를 벌이겠다는 각오다.

삼성과 LG가 바라볼 곳은 내수 시장이 아니다. 서로에 대한 견제와 비난으로 에너지를 낭비할 여유가 없다. 글로벌기업다운 품격있는 경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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