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시대, 지금이라도 뛰어들어야?"

"1600시대, 지금이라도 뛰어들어야?"

이승제 기자
2007.05.10 15:19

굴뚝주 반란, 삼성전자 몰락...조정 빌미는?

'골은 얕고 산은 높은' 현상이 이어지며 코스피지수가 10일 1600 시대를 열었다.

이처럼 상승세가 지속되자 '지수 2000'을 향한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상당수 투자전략가, 애널리스트들은 대세상승 속에서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왜 조정이 없을까", "정말 이대로 2000을 향해 달려갈까"하는 궁금증이다.

"지금이라도 뛰어들어야 하나"라는 물음에 자신있게 대답하는 전문가들이 많지 않다. "분명 언젠가 센 조정을 한번은 겪을 텐데…"라는 말이 오가지만, 그 시점을 잡아낼 만큼 시장이 녹록지 않다. 증시가 추가 상승을 향해 움직이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그 속도가 생각보다 훨씬 빠른 만큼 '현기증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굴뚝주야, 벤처기업이야=대세상승기의 현 시장에선 예전에 볼 수 없었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 중 포스코 현대중공업 SK 등 이른바 '신주도주 3인방'의 움직임이 단연 돋보인다.

포스코는 '굴뚝주의 반란'을 주도하며 지표종목으로 자리잡았다. 삼성전자의 소외 속에 시장 흐름을 읽어내는 바로미터로 작용하고 있는 것. 포스코 주가는 10일 전일 대비 1만5000원(3.66%) 오른 42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들어 하락폭은 0.2~1.5%에 그치고 상승폭은 2~4%를 넘나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시장 예측을 완전히 뒤집고 있다. 최근 3~9%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마치 코스닥기업에서 반짝 재료로 급반등하는 종목을 닮았다. 지난 8일에 전일 대비 9.58%가 오르더니 하루의 소폭 조정(-1.57%)에 이어 10일 29만1000원까지 올라 30만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시가총액(22조1540억원) 비중이 5위에 올랐고 6위인 신한지주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이제 관심은 3, 4위인 국민은행(27조6167억원)과 한국전력(25조853억원)을 언제 뛰어넘을까에 모아지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이란 재료로 지난 2월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SK도 최근 2~5%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하락률은 1, 2%에 그치고 상승률은 웬만하면 3~6% 수준이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현재 강세는 △글로벌 증시의 동반 강세 △외국인 매수세 지속 △주도주의 부각 등 세가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며 "특히 성장가치주에 대한 긍정 인식과 매수세가 확산되며 조선 기계 철강 등이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굴뚝주의 반란 뒤에는 한국 증시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나타난 '성장가치 투자'의 확산이 놓여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비켜~=한 펀드매니저는 "이제 삼성전자를 쳐다보지 않는 펀드매니저들이 대부분"이라며 "삼성전자 소외는 이제 더이상 이상현상이 아니라 추세로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소외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여전히 논란거리다. 하지만 지난해말과 올 1/4분기에 나타난 실적악화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삼성전자의 인기하락은 '이미지 전략'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D램, 플래시메모리, LCD 등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치고 있다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업체의 주가는 둔하기만 하다. LG필립스LCD의 경우 LCD 패널 가격의 급반등이란 재료를 바탕으로 8, 9일 반짝 상승했으나 10일 하락했다.

조재훈 부장은 "1600에 오를 때까지 IT 자동차 통신 등 과거 시장주도 업종은 기여를 하지 못했다"며 "향후 이들 종목이 어떤 흐름을 보일 지 지켜볼 때"라고 말했다. 뒤집어 보면 IT 등이 예전의 화려했던 영광을 되찾을 경우 2000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는 논리다.

◇"한발 늦출까, 그냥 달릴까"=이는 전문가들조차 선뜻 장담하지 못한다. 들어가야 할지, 아니면 한발 늦춰야 할지 고민스러운 때다.

조재훈 부장은 "현 상황을 개인 입장에서 판단해 볼 때 추격매수나 매기확산보다는 매수 타이밍을 한박자 늦추는 게 현명할 것"이라며 "시장은 분명 조정의 빌미를 찾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부장은 상승의 가장 큰 동력이었던 글로벌 증시의 순항에서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또다른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데 주목했다. 1600 시대를 맞이해 업황과 실적이 동시에 상승하는 종목으로 매수세가 압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가치투자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표적인 가치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끊이지 않고 있어 상승을 낙관하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장기 상승한 만큼 하락할 때 그 골은 깊을 수밖에 없다는 증시 상식을 감안한다 해도 유동성 등에서 시장체력이 워낙 튼튼해 '늦출수록 득을 적게 본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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