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공정위-통신위-국회-법원 '5중 공세'
병상첨병(病上添病). 병을 앓는 동안에 또 다른 병이 겹쳐 생긴다는 사자성어다. 요즘 포털업계의 정황을 대변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NHN(257,500원 ▲3,500 +1.38%)세무조사를 시작으로 주요 포털들에 대한 불공정 거래 및 담합 조사, 검색서비스사업자법 도입 논란, 댓글에 대한 책임 판결까지 불 하나 끄기도 전 다른 언저리에서 불이 나는 형국이니 말 그대로 수난시대다.
◇칼 빼든 정부, 포털들 "이중규제 심하다"
사실 포털업계에 대한 세무조사가 처음은 아니다. 국세청은 지난 2004년다음(58,900원 ▲600 +1.03%)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도 정기 세무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번에 세무조사의 타겟이 된 NHN도 99년 창사 이후 단 한 번의 세무조사가 없었던 점을 감안해 일상적인 순환조사 성격의 정기 세무조사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요 포털업체 6개사를 대상으로 불공정 거래 행위 및 담합 행위에 대해 칼을 빼들면서 포털들은 내심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8일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이 "포털업체들이 담합한 것도 있고, 콘텐츠업체들과의 사이에서 시장지배적지위를 남용한 측면도 보인다"고 밝힌 것으로 볼 때, 공정위는 이미 대대적인 현장조사를 통해 구체적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보통신부 산하 통신위원회 역시 포털사업자들간 불공거래 혐의, 이용자 보호정책, 시장규모 등 포털산업 전반에 대해 현황 파악에 나선 상황이다. 통신위는 이중규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조사 내용은 유사하다.
한 포털업계 관계자는 "관련 서류를 제출하는 등 조사만 받다가 하루를 다 보냈다"며 "같은 내용으로 다른 부처에서 동시에 조사에 착수한 것이 이중규제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자동검색서비스 의무화 법안도 논란
아예 포털의 검색 서비스 방법 자체에 대한 규제 필요성까지 거론대고 있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포털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검색서비스사업자법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 법안에는 자동검색서비스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
자동검색 서비스란 편집이나 광고 등 인위적인 작업을 배제하고 기계적인 검색엔진을 통해 제공하는 검색서비스를 말한다. 이럴 경우 검색의 기본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업체(CP)들은 포털의 검색결과 가공에 따른 폐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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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포털업체의 검색 서비스는 일률화될 가능성이 크다. 자동검색서비스와 기존 검색서비스 간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두 가지 버전의 서비스를 하도록 할 경우 서비스 구축 비용이 추가적으로 드는 것도 문제다.
포털들은 자동검색 서비스가 한국적 검색 서비스가 성장해온 기반을 무너뜨려 구글 등 해외 포털의 손을 들어주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사실상 역차별이라는 것이다.
◇'댓글도 포털 배상책임' 판결까지
네티즌의 댓글로 인한 명예훼손에 대해서도 포털이 배상토록 하는 법원의 판결도 포털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동안 댓글을 단 개인에 대한 배상 판결은 있었지만 포털이 책임을 지도록한 판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판례가 나온 후 네이버, 다음 등 포털들은 일제히 비상 회의에 들어가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게시물 모니터링 강화 방안은 물론이고 아예 댓글 서비스를 전면 개편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에서 여론소통 장으로 기능했던 댓글이 존폐위기에 처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한 포털업계 관계자는 "세무조사나 불공정거래 관련 조사는 응당 받아야 겠지만 자동검색서비스나 댓글 책임 판결은 정도가 심하다"며 "무조건 규제의 칼을 휘두르기 보다는 뉴미디어로서의 포털 자체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