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中企대출과 회사채시장

[기자수첩]中企대출과 회사채시장

강종구 기자
2007.05.25 10:06

LG경제연구원이 24일 중소기업대출 급증을 우려하고 나섰다. 너무 빨리 늘고 있고 쏠림현상으로 부실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1주일 전인 16일에는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시중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중소기업대출 경쟁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10일 단위로 하던 중소기업대출 실태점검을 하루단위로 바꿨다.

 은행들은 볼멘소리다. 금감위원장을 만난 이틀 후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와 자리를 함께 한 은행장들은 "중소기업대출은 생산적인 부문에 대한 자금공급으로 투자와 고용에 기여하는 순기능도 있다"고 했다. 사실 은행장들 말도 틀린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 자금난이 심각하다고 걱정하던 게 바로 엇그제 일이다.

 그런데 중소기업이 너무 없어서 걱정인 곳도 있다. 기업들의 또하나의 자금줄인 회사채시장이다.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김필규 증권연구원 박사는 "중소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찾아볼 수 없다"고 개탄했다.

 회사채시장에서 얼마든지 자금을 구할 수 있다면 중소기업대출이 그렇게 급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지나가기 보다 어렵다. 300만개에 육박하는 중소기업(대기업은 5000개) 중에서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곳은 100개가 채 안되고 그나마 대부분 투기등급이다. 그러나 거의 모든 비은행기관은 투기등급 채권을 사지 못하도록 규정에 못박아놨다.

 증권연구원에서 내놓은 해법은 펀드신용평가 도입과 회사채 전용펀드의 조성이다. "투기등급은 무조건 안돼" 식에서 벗어나 기관투자가들이 적당한 위험부담을 지며 수익을 추구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을 놓고 벌어지는 대출시장과 회사채시장의 상반된 고민은 은행 중심으로만 커온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단면을 보는 것같다. 회사채시장이 활성화돼 감독당국도 거품 걱정 안하고, 은행도 볼멘소리 안하고, 혁신 중소기업은 자금 걱정을 안하는 그런 날을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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