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전환만 허용..공장 신설은 여전히 숙제
하이닉스(860,000원 ▼16,000 -1.83%)반도체는 이천공장의 알루미늄 공정을 구리공정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일단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한고비를 넘기게 됐다. 하이닉스는 곧바로 무방류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규제완화가 새로운 공장 신설에는 적용되지 않아 하이닉스는 또하나의 산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 한고비는 넘었다= 반도체 회사들에게 반도체 회로의 배선을 얼마나 얇게 할 수 있느냐는 생산성과 직결되는 문제다. 회로를 얇게 만들면 그만큼 반도체 칩의 크기를 줄일 수 있어 한장의 웨이퍼에서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반도체 업계는 나노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이닉스는 오는 3/4분기부터 66나노 공정을 적용한 제품을 양산한다. 50나노 공정이 적용되는 시기는 내년말 정도로 예상된다. 50나노 공정에서는 열 전도율이 좋은 구리공정 사용이 불가피하다. 결국 하이닉스로서는 연말 정도에는 구리공정을 적용할 공장을 지어야 내년말부터 양산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구리공정 사용이 계속 불허됐다면 하이닉스는 연구소와 머더팹(개발한 제품을 테스트할 수 있는 공장)이 있는 이천이 아닌 다른 지역에 공장을 지어야 할 상황이었다. 하이닉스는 그동안 공장이 수도권을 벗어나게 되면 연구인력의 이탈, 머더팹과의 거리로 효율성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구리공정 허용을 요청해 왔었다.
하지만 이천에 있는 기존 공장을 구리공정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이천을 벗어나지 않을 비상구는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하이닉스는 현재 이천에 8인치와 12인치 라인을 각각 한개씩 운영하고 있다.
◆무방류시스템 도입 빠른 시간내 검토 완료= 하이닉스는 정부가 구리공정 전환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무방류 시스템 도입'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 하이닉스는 그동안 무방류시스템의 경우 비용이 많이 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지만 경제성이 있다는 쪽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하이닉스 고위 관계자는 "구리공정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에 비하면 이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며 "최대한 빨리 검토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무방류 시스템이란 말 그대로 공정에 사용된 폐수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시스템이다. 동부하이텍이 지난 2004년 말부터 적용하고 있는 시스템으로 폐수를 여러차례 재활용하고 최종적으로는 고체 덩어리로 만들어 처리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무방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비용은 연간 1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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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전환만 허용..신설은?= 이천공장의 구리공정 전환 허용이 하이닉스에게 희소식인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은 남았다. 이번 규제 완화가 기존 공장의 공정전환에만 적용될 뿐 신설이나 증설까지 허용한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천에 공장을 새로 짓는 문제는 구리사용 금지라는 환경문제와 함께 수도권 개발 억제라는 국가균형발전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2010년까지 매년 구리를 쓰는 12인치 웨이퍼 공장을 1개씩 지을 예정인 하이닉스가 이번 정부 정책변화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하이닉스는 지난 4월 청주에 12인치 공장을 착공했고 나머지 2개 공장은 이미 부지가 확보된 이천에 짓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하이닉스는 그동안 추진해온 환경경영을 계속해서 진행시키면서 정부가 이천에 공장 신설까지 허용해 주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하이닉스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이천의 8인치 라인을 매각하거나 또는 12인 라인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연말까지 이천에 공장 신설을 허용치 않을 경우 8인치 라인을 구리공정이 가능한 12인치 라인으로 변경하는 대안을 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