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CEO에 거액대출..증권사 브릿지론 논란

횡령CEO에 거액대출..증권사 브릿지론 논란

전혜영 기자
2007.06.26 15:33

국내 대형 증권사가 수백억원대 횡령 사고를 낸 경영진을 대상으로 대규모 브릿지론을 빌려준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300억 횡령 CEO에 80억 빌려줘=26일 업계에 따르면대우증권(67,100원 ▲1,800 +2.76%)은 지난 1월 5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한 것을 비롯, 지금까지 총 180억원을UC아이콜스(옛 아이콜스)와 관계사에 브릿지론 형태로 빌려줬다. 브릿지론이란 기업 인수합병(M&A)에 필요한 초기자금을 지원하는 단기 연결차입을 말한다.

대우증권은 지난 1월 UC아이콜스가 신지소프트의 인수를 추진할 당시 5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또 UC아이콜스의 관계사인 구름커뮤니케이션을 대상으로도 50억원을 빌려줬다. 구름커뮤니케이션은 이승훈 전 UC아이콜스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이씨가 대표이사 겸 최대주주를 맡고 있다.

대우증권은 이후 UC아이콜스측에 80억원을 더 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UC아이콜스와 구름커뮤니케이션에 빌려준 100억원은 지난 2~3월에 걸쳐 상환됐고, 이후 지난 4월 구름커뮤니케이션에 80억원을 추가로 빌려줬다"며 "이때 UC아이콜스의 지분 일부와 전 대표의 개인재산 등을 담보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UC아이콜스는 지난해 10월 경영진이 바뀐 이후 상장사를 비롯한 기업들을 잇따라 인수하며 덩치를 키워왔으나 이달 들어 급락세를 보이며 주가가 고점 대비 4분의 1토막이 났다. 브릿지론을 빌릴 당시 대표이사를 맡았던 이승훈, 박권씨는 전날 3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횡령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불명예 퇴진했다.

◇브릿지론 심사규정 문제없나=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증권사의 브릿지론 심사 규정 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나름대로 엄격한 심사를 거쳐 브릿지론을 제공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뚜렷한 집행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이번 사례처럼 기업에 빌려준 자금이 '머니게임'에 사용될 가능성을 사전에 배제할 '안전장치'가 없다는 얘기다.

실제 당시 UC아이콜스에 대한 브릿지론을 담당했던 대우증권 관계자는 "자체 평가기준에 따라 자금 대출 여부를 결정한다"며 "경영진을 만나보고, 경영진의 자질 등을 가장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오판을 한 것이다.

하지만 이승훈 전 아이콜스 대표는 지난해 이미 다른 코스닥 상장사인 엠피오에서 이사로 재직할 당시 횡령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었으며, 현재는 참고인 중지 상태다.

대우증권 측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피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빌려준 80억원의 상환 가능성이나 방법, 향후 브릿지론 운용 방안 등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이번 사태를 검토한 후 대응 방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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