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환율, 불만에 찬 당국

추락하는 환율, 불만에 찬 당국

이상배 기자
2007.07.02 17:42

원/달러 921.7원 10년래 최저…"수출 호조가 심리적 악영향"

원/달러 환율이 연저점마저 깨고 내려간 2일 당국의 표정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당국의 인식과 시장 사이의 괴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당국의 환율 방어 의지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 환율의 자유낙하를 예상하기 어려운 이유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2.1원 내린 921.7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7일 기록했던 연저점(922.3원)이 무너졌다. 약 10년 전인 1997년 10월23일(921.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뛰어난' 수출 실적의 영향이 컸다. 이날 발표된 6월 수출액은 323억9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15.9%나 늘었다. 반면 수입액은 284억5000만달러로 9.3% 느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6월 무역수지 흑자는 39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월간 무역수지 흑자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당국 역시 이날 환율 하락의 원인을 수출에서 찾았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6월의 수출 호조와 예상보다 적었던 수입, 그에 따른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가 환율에 심리적인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상반기 결산을 고려한 기업 활동도 있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지난달말 기업들의 이른바 '물량 밀어내기'가 일부 작용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당국의 시선은 특히 대형 조선업체들에 쏠려 있다. 수출 호황의 주인공인 대형 조선업체들이 외환시장에서도 선물환 매도의 주역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주식시장은 더 이상 외환당국의 주시 대상이 아니다. 최근의 주가 상승이 외국인 매수에 기인한 것이 아니어서 그렇다. 오히려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순매도조차 환율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금리도 마찬가지다. 심리적 측면의 고려 대상이긴 하지만, 환율의 결정적 변수가 아니라는 당국의 시각에는 변함이 없다. 한 재경부 관계자는 "금리가 환율을 결정한다는 것은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얘기일 뿐"이라며 "외국인 채권 투자가 거의 없는 우리나라에서 '금리인상→환율하락'은 통하지 않는 논리"라고 했다.

결국 외환당국이 믿을 건 수출 둔화 뿐인 셈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대일본 수출은 둔화되는 모습"이라며 "수출이 앞으로도 기록적인 실적을 보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 환율 수준에 대한 당국은 여전히 '비정상적'이라는 판단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저지선을 낮춘게 아니냐"는 시장의 관측에도 당국은 동의하지 않는다.

당국에게 현 환율 수준이 '불만족'스러운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까지 "골치 아프다"고 했던 문제이기에 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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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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